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날로 고조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이른바 ‘안보 보장안’과 관련해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2차 대전 이후 최대 침공’이라는 표현까지 오가는 가운데, 긴장 완화 돌파구가 나올지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6일 청사 회견을 통해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같은 날 미국의 답변을 받았다는 성명을 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했다. 긴장 완화 조치 등 이렇다 할 합의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번 주 중 러시아에 서면 답변을 주기로 했었다.
이번 미국의 서면 답변에는 “안보를 저해하는 러시아의 행동에 관한 미국과 동맹·파트너국가의 우려가 포함됐다”라는 게 블링컨 장관 설명이다. 아울러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영역에 관한 미국의 제안도 담겼다고 한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문서를 읽고 다음 조치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된 후, 라브로프 장관과 며칠 안에 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국이 외교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의 서면 답변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동맹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답변은) 우크라이나, 유럽 동맹·파트너국가와 완전히 조율됐다”라고 했다.
이날 미국의 답변과 별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자체 답변을 러시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 답변에 “유럽 집단 안보에 관한 우려와 아이디어”가 담기리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나토 동진(확장) 중단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반대 등을 토대로 안보 보장안을 제시하고 미국의 답변을 요구해 왔다. 아울러 건설적 대응이 없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도 내놨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서면 답변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내밀한 대화의 공간을 제공한다면 외교가 성공할 최선의 기회가 있다”라며 답변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르이 자주권과 영토 보전, 자국의 안보 합의를 선택할 국가로서의 권리”를 수호해야 할 핵심 원칙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번 답변이 러시아에 “진지한 외교적 길을 제시한다”라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군사력을 재배치 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에스토니아에 F-15 전투기를 배치했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유럽사령부(EUCOM)는 F-15 전투기 6대가 발트해 항공 치안 임무 지원을 위해 에스토니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이날 밝혔다.
F-15 전투기는 미국 공군 제48전투비행단 소속으로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 에스토니아로 갔다.
EUCOM는 F-15 전투기가 이번주 말까지 에스토니아에 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F-15 전투기 배치로 세계 잠재적 위기에 대응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연합국 협력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개국은 2004년 3월29일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 가입 후 나토 회원국들이 발트 3개국의 영공을 지키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병력 10만여 명을 집결시키며 침공 우려가 고조됐다. 서방은 러시아가 2016년 크림반도 합병 때처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는 침공설을 부인하며 서방에 역내 긴장 고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동유럽에 미군 병력 배치를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