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공급을 약속했으나 단기간에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5일 미국이 우방국들과 협력해 올해 EU 시장에 LNG를 최소 150억㎥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EU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가스는 현재 연간 1550억㎥ 수준이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약 220억㎥의 가스를 유럽으로 출하했으며 올해 1분기 이미 100억㎥를 보냈다. 일부 추가될 공급은 루이지애나 수출 프로젝트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FT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양으로 다른 공장들은 최대 가동 중인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다른 곳으로 가던 선박을 우회시켜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더 높은 가격을 통해 유럽으로 유인해야 해 소비자들의 고통이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보내지는 LNG 화물은 기존의 LMG 화물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 가격 완화 측면에선 도움이 거의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미국 LNG 계약은 특정 목적지로 제한되지 않아 일정 정도 가격이 유지된다면 화주들이 계속 유럽으로 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만약 EU가 현재 러시아에서 수입 중인 150억㎥의 LNG를 대체하는 데 성공한다면 러시아 해상 화물은 다른 곳으로 흘러가 “대폭적인 개편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 업계 임원은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EU는 2030년까지 EU 회원국들이 500억㎥의 미국 LNG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코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간 총 206억㎥ 규모의 12개 수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는 현재 미국 생산 능력의 2배다.
그러나 LNG 발전소 건설에 수십억달러가 소요되고 12개 프로젝트 모두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협정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의 켈리 시한은 “신규 가스 수출 시설의 확장을 허용하면 기후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