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의 유명 한식당부터 베벌리힐스의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까지 해충 문제로 잇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LA 외식업계의 위생 관리 실태에 경고등이 켜졌다.
LA카운티 보건국이 공개한 최근 위생 점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현재까지 수십 곳의 식당과 마켓, 학교 급식시설 등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적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90% 이상이 쥐와 바퀴벌레 등 해충 감염(Vermin Infestation)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충 감염은 식당 내부에서 쥐나 바퀴벌레, 곤충, 조류 등이 발견되거나 이들의 흔적이 확인됐을 때 내려지는 중대 위생 위반 조치다.
보건당국은 조리 공간이나 식품 보관 구역에서 해충이나 설치류, 또는 이들의 흔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
한인 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업소 가운데 하나는 한인타운 올림픽가에 위치한 산야 BBQ다.
산야 BBQ는 지난 5월 21일 해충 감염 문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보건당국 점검 결과 해충 문제가 확인됐으며 업소는 시정 조치를 거쳐 이틀 뒤인 5월 23일 영업을 재개했다. 당시 위생 점수는 80점으로 B등급을 받았다.
또 레이크우드에 위치한 Gangnam Korean BBQ도 5월 26일 해충 문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5월 28일 영업을 재개했다.
엘몬테 지역의 인기 K-BBQ 업소인 Wow Cow Korean Barbecue 역시 적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 업소는 5월 1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무려 18일 동안 시정 작업을 진행한 끝에 5월 19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 적발 업소 가운데 비교적 긴 폐쇄 기간에 해당한다.
보건당국은 정기 위생점검 과정에서 산야 BBQ의 해충 문제를 확인한 뒤 즉각 영업중단 명령을 내렸으며, 업소 측은 시정 조치를 거쳐 이틀 뒤인 23일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단속은 한인 업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 가운데 하나인 포시즌스 베벌리 윌셔(Four Seasons Beverly Wilshire) 호텔 내 식당 2곳도 최근 해충 문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로데오 드라이브와 윌셔 블러버드 교차로에 위치한 이 호텔은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과 ‘비벌리힐스 캅’ 촬영지로 유명한 베벌리힐스의 상징적인 호텔이다.
1920년대 문을 연 이후 수십 년 동안 베벌리힐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아 왔으며 각종 시상식과 국제행사가 열리는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LA카운티 공중보건국 자료에 따르면 호텔 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시설 가운데 한 곳은 151석 이상 규모의 대형 레스토랑이었고, 다른 한 곳은 직원 전용 구내식당이었다.
보건당국은 두 시설 모두 해충 감염 문제를 적발해 11점 감점을 부과했다. 특히 직원 식당의 경우 식품 접촉 표면 위생 불량 문제까지 추가로 적발돼 4점이 더 감점됐다.
직원 식당은 5월 29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이틀 만에 재개장했으며, 또 다른 식당 역시 5월 31일 영업중단 후 현재는 영업을 재개한 상태라고 호텔 측은 밝혔다.
호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LA카운티 공중보건국의 재점검 결과 안전하게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며 “현재 모든 보건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엘폴로로코, 졸리비, 세븐일레븐, 커피빈, 마리 캘린더스, 레드 오 레스토랑 등 유명 프랜차이즈와 식품업소들이 줄줄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특히 산타모니카의 유명 멕시칸 레스토랑인 Red O Restaurant는 5월 초 해충 문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재개장했지만 불과 보름여 만인 5월 28일 또 다시 해충 문제로 적발돼 재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식당뿐만이 아니다.
몬터레이 하이랜즈 초등학교와 루스벨트 초등학교, 오크 크레스트 아카데미 등 학교 급식시설까지 위생 문제로 적발되면서 식품 안전 문제가 특정 업종이나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드러났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최근 들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4월 K-News LA는 한인타운의 대표적인 노포 식당인 강남회관이 지난 4월 해충 감염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도 바퀴벌레와 설치류 배설물 문제로 위생 위반 지적을 받았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LA카운티 보건당국은 매달 수십 곳의 식당과 식료품점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 대부분은 해충 감염, 하수 역류, 식품 보관 온도 위반, 위생 설비 문제 등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영업정지 자체보다 같은 유형의 위반이 반복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한인타운을 비롯한 노후 상권 지역에서는 오래된 건물 구조와 밀집된 상업 환경으로 인해 해충 관리가 쉽지 않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해서는 업소들의 보다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해충 문제는 단순 감점 사안이 아니라 식품 안전과 직결되는 가장 심각한 위반 가운데 하나”라며 “유명 식당이든 최고급 호텔이든 위생 관리에 실패하면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인타운 식당부터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레스토랑까지 같은 이유로 영업정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고 신호”라며 “위생 문제는 식당 규모나 명성과 상관없이 소비자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LA카운티 보건국은 대부분의 업소가 문제를 시정한 뒤 수일 내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최근 잇따르는 해충 적발 사례는 식품업계 전반의 위생 관리 수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