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 사는 한 부부가 결혼한 지 6년이 넘어도 손주를 낳아주지 않는 아들 부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3일 BBC,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에 따르면 산지예브 프라사드 신하(61)와 그의 아내 사다나 프라사드 신하(57)는 지난 11일 자신의 아들 슈리 사가르 신하 부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년 안에 손주를 낳지 않는다면 아들과 며느리가 각각 2500만 루피씩 총 5000만 루피(약 8억4000만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게 소송 취지였다.
부부의 변호사인 스리바스타바는 이 이례적인 소송의 이유가 “정신적 고통 때문”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는 “조부모가 되는 것은 모든 부모의 꿈”이라며 이 부부가 지난 몇 년 동안 손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프라사드는 “아들이 결혼한 지 6년이 넘었는데도 아기를 낳을 계획이 없다”며 “함께 시간을 보낼 손주가 있다면 우리는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힘든 시간”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아들을 키워 결혼까지 시키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쓰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는 지난 2006년 파일럿을 꿈꾸는 사가르를 위해 6만5000달러(약 8000만원)의 들여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2007년 아들은 인도에 돌아왔지만 곧 다니던 직장을 잃었다. 사가르는 2년이 지나서야 조종사로 취직했다. 부부는 2년 넘게 아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했다.
2016년 부부는 자신들이 은퇴한 후 ‘함께 시간을 보낼 손주’를 꿈꾸며 아들의 결혼을 주선했다.
주선은 성공적이었다. 부부는 아들의 결혼식을 호화스럽게 진행했다. 5성급 호텔에서 결혼 피로연을 진행했으며 8만 달러(약 1억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와 태국으로 간 신혼여행까지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아들 부부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도 받았다.
부부는 “그럼에도 아들 부부는 직업을 이유로 다른 도시로 이사를 했고, 자신들과 연락도 끊었다”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가르를 키우느라 자신들이 저축한 모든 돈을 다 써버렸다며, 만일 손주를 낳지 않을 거라면 최소한 금전적인 보상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 부부가 직장 때문에 시간이 없다면 자신들이 기꺼이 손주의 양육을 맡겠다고도 밝혔다.
이들이 인도 하리드와르에서 제출한 고소장은 오는 17일 법원에서 심리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인도에서는 결혼한 아들이 부모와 함께 살며 자녀 양육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많은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낳지 않는 핵가족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