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가운데, 시베리아 신병 모집소에서 20대 청년이 강제 징집에 대한 불만으로 지역 모집 소장에게 총격을 가한 일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 신병 모집소에서 부분별한 징병에 따른 불만의 표시로 모집 소장에게 총격을 가한 총격범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고르 코브체프 이르쿠츠크주 지사는 “지역 모집소 소장인 알렉산드르 엘리세예프가 총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며 “매우 위중한 상태로 의사들이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SNS 영상에서 스스로를 25세 루슬란 지닌이라고 밝혔다. 총격범 어머니 마리나 지니나는 온라인 매체 아스트라 인터뷰에서 “아들은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한 친구가 징병 통지서를 받은 것에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러시아 초기 병력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전선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영국 국방부는 분석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일일 정보분석에서 이렇게 분석한 뒤 “러시아는 이제 부대 편제에 앞서 기본 훈련과 병참지원이라는 도전적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Street protests against Putin's #mobilization are growing in the southern #Dagestan region of #Russia. In #Makhachkala city, a hundred protesters had been arrested by riot police so far. pic.twitter.com/I8hzBW5N0f
— Viktor Kovalenko🇺🇲🇺🇦 (@MrKovalenko) September 26, 2022
그러면서 “보통의 경우 러시아 여단을 구성하는 3개 대대 가운데 1개 대대는 나머지 다른 2개 대대 규모의 신병들이 훈련을 마치고 완전 배치될 때까지 수비 역할을 담당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과정 없이 3개 대대 병력 상당수가 곧바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됐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대대급 병력은 최소 300명에서 최대 1000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러시아는 700~800명으로 구성된 대대전술단(BTG)을 전투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용해 왔다.
당초 징집부터 병력 분류 작업에 최소 몇 주에서 수개월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보다 빨리 전장에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소총수·탱크병·포병·운전병·정비공 등 관련 분야 군 경험이 있는 일반 예비군 가운데 우선 징집하겠다는 기준을 밝힌 바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에 징집된 많은 병사들은 최근 몇년 간 실전 전투 경험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며 “병사들을 훈련할 장교들의 부족과 동원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준비만 마친 채 전선에 투입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충원된 신규 러시아 병력은 향후에도 소진이 빠른 비효율적인 상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병력이 실제 전투에 투입될 경우 사상자로 이어지며, 빠른 충원을 요구하게 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