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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칼럼] 450원 짜리 초코파이 하나 …기 막힌 한국의 민낯.

2025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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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사람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 위에 군림했다.”

400원짜리 초코파이 하나.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상징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지난해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 협력업체 직원 A씨는 냉장고에 있던 450원 짜리 초코파이 한 개와 600원 짜리 과자 한 봉지를 꺼내 먹었다. 값으로 치면 1,000원 남짓. 그런데 그는 절도죄로 기소됐다. 검찰은 벌금 50만 원을 구형했고, 법원은 5만 원으로 낮춰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억울하다”며 항소했다. 변호사 비용만 1천만 원이 들었다.

이 사건이 다시 세상에 올라온 건 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자리였다.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초코파이 하나에 재판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서영교 의원은 “명품 900만 원짜리를 15만 원에 산 판사는 조사도 질질 끌더니, 서민이 과자 하나 먹은 건 왜 기소하느냐”고 했다. 이성윤 의원은 “1050원어치 과자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국민 법감정과 어긋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국민은 알고 있다. 이런 말은 사과가 아니라 ‘면피용 멘트’일 뿐이라는 걸.

이 사건은 단순히 ‘초코파이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대한민국의 정의가 얼마나 형식에 갇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검찰은 ‘법대로 했다’고 말할 것이다. 법대로라면, 타인의 물건을 허락 없이 먹은 건 절도다. 하지만 법의 목적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인간을 압박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법대로 했다”는 말은 언제나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할 때 즐겨 쓰는 문장이다. 그러나 ‘법대로만’ 하면 사회는 더 이상 인간적인 공간이 될 수 없다. 법은 도구이지, 신이 아니다.

초코파이 하나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의는 사람 위에 있는가, 사람 안에 있는가?’

냉장고에서 초코파이를 꺼내 먹은 한 남자는 피고인이 됐다. 그리고 그를 기소한 검사는 ‘국민 감정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사이에 아무도 상식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초코파이는 이미 먹어 없어졌지만, 법이 남긴 씁쓸한 뒷맛은 오래 남을 것이다.

이제는 ‘법대로’가 아니라 ‘사람대로’ 해야 한다. 그것이 법의 존재 이유다.

김상목 | K-News LA 대표·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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