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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신간] 논쟁 말고 질문하라…'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2025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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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대체 어디서 보고 이런 음모론을 믿는 걸까?”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원더박스 출간)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다.

내일신문 기자이자 미디어학 박사인 저자 정재철은 음모론이 사회적 불안, 불평등, 제도 불신, 정체성 위기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명확한 사실을 제시해도 음모론을 믿는 이들은 돌아서지 않기 때문이다. 음모론을 연구한 많은 학자들은 음모론은 사실의 문제를 넘어서 있다고 강조한다.

음모론은 심리적 위안과 함께 자신이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만족감도 준다. 자신만이 진실을 알고 있고 세상의 거짓과 싸우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이런 믿음은 달콤하다.

“음모론은 정보를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 감정을 통해 작동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음모론을 팩트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정처럼 느낀다. 그 안에 분노, 불안, 외로움, 좌절, 배신감 같은 감정들이 가득하다. 이 감정들은 단순한 의심을 넘어서 ‘신념’으로 자리잡게 만든다. 그래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성적인 반박이 통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52쪽)

“한 사람이 음모론을 믿기 시작하면 그 믿음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된다. 그 믿음을 바꾸는 건 단순히 의견을 바꾸는 게 아니다. 내가 속한 세계, 내가 가진 자존감, 내가 공유하는 언어. 그 모든 걸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반박은 때때로 위협처럼 느껴진다. ‘그건 사실이 아니야’라는 말은 단순히 ‘너는 틀렸어’가 아니라 ‘너는 깨어 있는 사람들에 속할 자격이 없어’처럼 들릴 수 있다.” (56~57쪽)

이 책은 음모론에 빠지게 되는 심리적·사회적 기제를 분석하고 음모론이 사람들의 삶에 끼치는 다양한 폐해와 각국의 사례를 통해 음모론이 어떻게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시민 교육, 플랫폼 규제, 정책 개입 등을 통한 방안을 모색한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건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다. 소외와 고립은 사람을 쉽게 음모론으로 이끈다. 그렇기에 논쟁보다 공감, 무시보다 존중이 필요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같은 현실에서 다시 연결될 때 음모론도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음모론에 빠진 가족과 논리적으로 싸우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핵심은 지속적인 관계 유지와 관심이다. (중략)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논쟁하지 말라고. 증거를 제시하지 말라고. 그 대신 질문하라고 말이다. ‘그건 어디서 들었어?’ ‘그 영상은 누가 만든 거야?’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말할까?’ 이런 질문은 상대방의 생각을 조금씩 다시 살피게 한다. 중요한 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214~215쪽)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편이 아니라 기준이다. 감정이 아니라 사실, 방관이 아니라 참여다. 음모론에 저항하는 길은 단순히 거짓에 맞서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를 다시 쓰는 길이다. 우리 모두가 지금 그 여정의 일부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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