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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승환의 공연 리뷰] ‘엄마’로 돌아온 세 배우… ‘Mama, I’m a Big Girl Now!’

브로드웨이 스타 3인방, 라미라다 무대서 들려준 인생 이야기

2026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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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K-News LA 석승환 객원기자의 두 번째 공연 리뷰입니다.

석 기자는 라미라다 극장(La Mirada Theatre for the Performing Arts)에서 자원봉사 어셔(usher)로 활동하며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는 브로드웨이 스타 Kerry Butler, Marissa Jaret Winokur, Laura Bell Bundy가 출연한 특별 콘서트 ‘Mama, I’m a Big Girl Now!’를 직접 관람한 뒤 작성한 현장 체험기입니다. 

공연 정보와 함께 무대 위에서 만난 배우들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객석에서 느낀 감동과 인상을 담은 주관적 리뷰 형식의 기사입니다[편집자주]

▲ 무대 위의 세 사람 — (왼쪽부터) Laura Bell Bundy, Marissa Jaret Winokur, Kerry Butler. 석승환

자원봉사 어셔들의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하나 올라왔다. 오늘 공연에 도움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고. 별 생각 없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erry Butler가 누구인지, Marissa Jaret Winokur가 어떤 사람인지, Laura Bell Bundy가 컨트리 앨범까지 낸 가수라는 것도 몰랐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그날 밤 라미라다 씨어터에 섰다.

그런데 막이 오르고 90분이 지난 뒤, 나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세 엄마가 무대에 섰다

세 사람은 200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Hairspray에서 처음 만났다. Tracy, Penny, Amber — 서로 티격태격하는 캐릭터들이었지만 무대 밖에서는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라미라다 씨어터 무대 위에 다시 나란히 섰다. 배역도 없이, 각본도 없이. 그냥 자기 자신으로.

공연은 브로드웨이 히트곡들로 채워졌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노래 사이사이에 있었다. 세 사람은 한 명씩 번갈아 무대 앞으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스크린에는 — 어릴 적 사진, 아이들 사진, 가족의 순간들이 하나씩 흘러나왔다. 극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거실에 초대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후 8시에 시작된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90분, 9시 30분에 막을 내렸다.

Marissa의 고백 — 아들은 로비에 있습니다

▲ Marissa Jaret Winokur. 토니상 수상자답지 않은 솔직함으로 객석을 웃기고 울렸다.  석승환

토니상 수상자 Marissa Jaret Winokur는 암 이야기를 꺼냈다. Hairspray 공연 도중 진단받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무대를 지켰다는 그 이야기 — 객석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분위기를 바꾼 건 그녀 자신이었다. 당시 갓난아기였던 아들 Ari가 이제 17살이 되었다고. 그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지금 로비 머치 테이블에 있어요.”

객석이 웃음으로 터졌다. 토니상 수상자의 아들이 엄마 공연장 로비에서 굿즈를 팔고 있다는 그 장면 — 화려한 브로드웨이 스타도 결국 그냥 엄마라는 것을 말해주는 순간이었다.

Kerry의 선택 — 가족은 만들어지는 것

▲ Kerry Butler. 셋 중 맏언니지만 무대 위에서 가장 어려 보였다.  석승환

Kerry Butler는 유색인종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이야기를 했다. 거창하지 않게, 담담하게. 스크린에 가족사진이 흘러나오는 동안 객석은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브로드웨이에서 Belle을 하고 Barbara를 했던 그 목소리가, 이번엔 엄마로서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셋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맏언니지만 — 무대 위에서는 가장 어려 보였다.

Laura의 자장가 — 그리고 그 순간

▲ Laura Bell Bundy. 자장가 한 소절에서 컨트리 보컬의 결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석승환

그날 밤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Laura Bell Bundy였다.

그녀는 어린 아들 이야기를 했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자장가를 불러준다고 — 자신의 엄마가 예전에 불러줬던 바로 그 노래를. “You Are My Sunshine.” 그런데 아들이 한마디 한다는 것이다.

“엄마, 좀 더 크게 불러줘.”

그 말을 전하면서 Laura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 뭔가 달랐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그 목소리가 아니었다. 어느 순간 컨트리 보컬 특유의 결이 묻어나왔다.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 짧은 순간에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 보통이 아니구나.’

빌보드 탑 5 컨트리 앨범을 낸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까지도 몰랐다. 공연이 끝난 후에야 알았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아무것도 몰라서 좋았다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오히려 모든 것이 새로웠다. 누가 토니상을 받았는지, 누가 컨트리 앨범을 냈는지 몰랐기에 — 그냥 눈앞의 세 여자가 전하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Mama, I’m a Big Girl Now!는 브로드웨이 스타들의 화려한 쇼가 아니었다. 세 명의 엄마가 무대 위에서 솔직하게 웃고, 울고, 노래한 하룻밤이었다. 어셔로서 그 옆을 지키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로비로 나갔다. Marissa의 아들 Ari가 머치 테이블을 지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웃었다.

▲ 공연 후 로비 머치 테이블. 세 사람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 석승환

그리고 로비 한켠에는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걸려 있었다. 세 사람이 처음 만났던 바로 그 작품 — Hairspray: The Broadway Musical이 2027년 4월 2일부터 25일까지 라미라다 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라고. 오늘 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읽는 그 안내문은, 왠지 남달리 느껴졌다.

▲ 라미라다 씨어터 2026-27 시즌 — Hairspray: The Broadway Musical, 2027년 4월 2~25일 공연 예정.라미라다 씨어터 포 더 퍼포밍 아츠 (La Mirada Theatre for the Performing Arts)

14900 La Mirada Blvd, La Mirada, CA 90638  |  (562) 944-9801

<석승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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