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미국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과 노후 전력망 교체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BS 뉴스는 16일(현지시간) 전국에너지지원국장협회(NEADA) 분석을 인용해 미국 가정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냉방을 위해 지출하는 전기요금이 평균 8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NEADA의 마크 울프 사무총장은 “전기요금은 계속 오르고 있고, 여름 기온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가정이 안전하게 냉방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상승의 배경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꼽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건설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연구기관인 EESI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연결 요청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회사들은 신규 발전소와 송전선, 변압기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비용이 소비자 요금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력회사들이 요청한 요금 인상 규모는 29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4천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미국의 평균 전기요금은 2019년 이후 약 27% 상승했으며,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주 일부 지역은 최근 5년간 전기요금이 최대 267%까지 오른 사례도 보고됐다.
여기에 노후 전력망 교체 비용도 요금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전력회사들은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전력망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산불과 허리케인 등 기후재난으로 훼손된 시설 복구 비용 역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애리조나 주민들의 올여름 전기요금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NEADA는 애리조나 가구의 여름철 전기요금이 평균 1,0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워싱턴주와 노스다코타주는 평균 488달러 수준으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소비자 단체들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비용을 일반 가정이 부담하는 구조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 전력 소비 기업이 전력망 투자 비용을 보다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