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쇠고기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자 연방 법무부가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쇠고기 가격 책정과 유통 관행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 미 법무부 반독점국이 쇠고기 가격과 관련한 조사 범위를 월마트, 코스트코,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 8곳으로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에는 크로거, 앨버트슨스, 알디, 퍼블릭스, 아홀드 델하이즈 USA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지난 7월 이들 업체에 서한을 보내 최근 급등한 쇠고기 소매가격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법무부는 업체들에 쇠고기 판매가격과 가격 책정 전략, 원가와 이윤폭, 육가공업체와의 도매 구매 계약 등에 관한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서한에는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쇠고기 제품의 가격 전략과 이윤폭 변화, 매입원가, 육가공업체와의 도매 거래 방식, 최근 도매·소매 쇠고기 시장 동향에 대한 각 업체의 자체 분석 등을 제출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쇠고기 가격 급등이 단순히 소 사육두수 감소나 생산비 상승 때문인지, 아니면 육가공과 유통 과정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의 가격 책정이나 경쟁 제한 행위가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법무부의 쇠고기 가격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법무부 반독점국은 지난 5월부터 JBS, 카길, 타이슨푸드, 내셔널비프 등 대형 육가공업체들의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해왔다.
이들 4개 업체는 미국에서 곡물 사료로 비육된 소의 약 85%를 도축·가공하고 있어 미국 쇠고기 공급망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담합이나 가격 조작을 통해 쇠고기 가격 상승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무부에 조사를 지시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대형 육가공업체의 행위에 대한 형사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쇠고기 가격 상승세는 일반 식료품 물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7월 쇠고기와 송아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9.4% 상승했다. 특히 쇠고기 로스트는 13.5%, 스테이크는 9.6%, 다진 쇠고기는 9.0%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물가 상승률은 3.0%였다.
미국 내 쇠고기 공급 부족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기준 미국의 육우는 2,850만 마리로 전년보다 1% 감소했으며, 올해 송아지 생산량도 3,250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2% 줄었다.
실제로 타이슨푸드는 3일 미국의 심각한 소 공급 부족과 높은 생우 가격으로 쇠고기 사업부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연간 실적 전망을 다시 낮췄다. 이는 소매 쇠고기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도 육가공업체들은 원재료인 소 가격 상승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법무부 조사의 핵심은 공급 부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이 오른 부분과 유통·육가공 단계의 가격 결정 또는 경쟁 제한 행위가 추가로 가격을 끌어올렸는지를 가려내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