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남성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사유는 사뭇 믿기 어려웠다. 거실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던 중 벼락을 맞았다는 것이다.
뉴욕포스트가 1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애빙던에 거주 중인 에이든 로언은 지난 5일 오후 10시 30분경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로언은 갑자기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온몸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실내에서 벼락을 맞은 것이다.
1분여간 정신을 잃은 로언은 깨어난 직후 가족들과 함께 응급실로 향했다. 로언은 9명의 의사에게 둘러싸여 심전도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았다. 로언은 7시간의 집중 관찰을 거치고 나서야 간신히 귀가할 수 있었다.
응급실 측은 영국에 찾아온 지속적인 폭염으로 인해 땅이 단단하게 굳었고, 굳은 땅 위에 고여 있던 빗물 웅덩이를 맞춘 벼락이 하필 로언의 집 안으로 튕겨져 들어간 것으로 추측했다. 특정한 상황에 우연이 겹친 것이다.
로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병원에서의 사진을 공유하며, 극심한 두통과 함께 팔에 수십 개의 흉터가 남았다고 전했다. 로언이 공유한 팔 사진에는 벼락을 맞은 사람에게 남는다는 ‘리히텐베르크 문양’이 뚜렷했다.
그는 벼락을 맞을 당시 ‘스트레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로언은 게임 속에서 길고양이를 조종해 폭풍우와 번개가 몰아치는 뒷골목을 쏘다니는 중이었다.
응급실 측은 로언이 오른쪽 손의 화상과 몇군데 흉터를 입은 것을 제외하면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밝혔다. 로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는 번개 치는 날에 폭풍우 속을 돌아다니는 고양이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립 해양청은 낙뢰 부상자는 태풍 등이 지나갈 때 주로 발생하지만,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히려 비바람이 전부 지나간 후 주로 보고된다며, 벼락을 맞은 직후에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