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22년간 부품 계약 및 가격 협상을 담당하고 있던 토니 블레빈스 부사장이 부적절한 성적 발언 이후 해임됐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공개된 틱톡(TicTok) 영상에서 블레빈스는 직업을 묻는 질문에 “나는 고급 승용차를 몰고 가끔 골프를 치러 다닌다. 주말은 쉰다. 아, 가슴이 큰 여성들을 만지는 것도 좋아한다. 엄청난 치과 보험에도 가입돼 있다”라고 답했다.
블레빈스의 이 같은 대답은 1981년에 개봉한 영화 ‘아서’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아서’는 술과 여자를 끼고 사는 철부지 재벌 2세가 한 웨이트리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이다.
블레빈스는 “당신 차가 마음에 드네요! 직업이 뭔가요?”라며 접근한 영상 제작자 ‘다니엘 맥’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블레빈스의 답변은 132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다니엘의 틱톡 계정에 그대로 업로드됐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거나 어딘가 특별한 자동차의 차주들에게 직업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다니엘은 6일 진행한 블레빈스와의 인터뷰 이외에도 스웨덴 수퍼카 제조회사인 코닉세그의 CEO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상에 담아내기도 했다.
블레빈스가 출연한 틱톡 영상은 13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에 올랐지만, 최근 여성 인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애플 측에서는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조사에 나섰다. 내부 관계자에 의해 블레빈스 팀 소속 직원들이 더 이상 그의 지휘를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블레빈스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부적절한 농담으로 기분이 상하셨을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애플 측은 블레빈스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해임되었다고 밝혔다. 해임을 결정한 것은 애플 최고 운영 책임자(COO)인 제프 윌리엄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Apple’s Tony Blevins is leaving after making crude remarks in a TikTok video.
Below is the video: pic.twitter.com/k3BapC7D0z
— unusual_whales (@unusual_whales) September 29, 2022
블레빈스의 이탈은 애플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레빈스는 애플 내에서도 100명의 부사장 그룹에 속해 있었으며, 최고 경영자(CEO)인 팀 쿡과 COO 제프 윌리엄스에게 직접 보고하는 30명의 임직원 중 한 명이었다.
22년간 애플에서 일한 블레빈스는 애플의 주요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애플의 최고 원가절감가’이자 ‘블레비네이터'(블레빈스와 협상가를 뜻하는 영단어 네고시에이터의 합성어)로 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