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전국에서 현대기아차를 훔치는 틱톡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LA에서도
현대 기아차 도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25일 LA경찰국은 틱톡을 현대차와 기아차 훔치기 챌린지가 확산돼 도난당하는 현대기아차가 급증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차량 경보를 발동했다.
LAPD는 이날 경보를 발동하면서 2022년들어 LA시 전역에서 도난당한 차량의 20%가 현대차와 기아차라고 밝혔다. 시전역에서 도난당한 차량 5대 중 1대가 현대차와 기아차인 셈이다.
LAPD는 지난해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도난차량의 13%를 차지했으며 올해들어 그 비중이 7%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량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2010년부터 2021년 기간에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차량 절도가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2021년 11월 이전에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차가 집중적인 도난 타겟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범죄 행각은 SNS 틱톡에서 유행하는 ‘기아 보이즈(KIA boyz)’ 해시태그 챌린지와 관련이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 챌린지는 훔친 차량을 자랑하는 일종의 범죄 놀이다. 이들은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이같은 절도 범죄놀이는 LA뿐 아니라 미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리노이, 워싱턴, 오리건, 코네티컷, 미시간, 위스콘신, 루이지애나,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현대와 기아 승용차의 도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한 달 보름여 만에 642건의 현대, 기아 차량 도난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해 도난 신고(74건)와 비교하면 9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시애틀에서도 지난달 2014∼2021년형 기아 차량 36대가 도난당했으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올해 들어 절도범들이 현대차 268대, 기아차 432대를 훔쳤다.
코네티컷주 셸턴 경찰도 지난 13일 이후 도난 신고가 접수된 차량 6대 모두 현대와 기아 차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도난 사고가 이어지자 차주들은 현대·기아의 설계 결함으로 차량이 도난당했다며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법원 등에 잇따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당국과 협력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키트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차 소유자들은 차량 도난 방지를 위해 차량 주차시 스티어링휠잠금 장치와 배터리차단 스위치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주차시 차문과 창을 잘 잠그고, 주차는 조명이 밝고 눈에 띠는 곳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재경 기자>
관련기사 한인타운 차량 절도 기승…순간 방심, 차 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