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이민단속 항의 시위가 나흘째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남이 소셜미디어(SNS)에 과거 LA 폭동 당시 한인타운을 지켰던 한인 자경단 사진을 올리며 LA 429 폭동사태와 한인들을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인 자경단 사진을 이용해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이는데, LA 한인회는 물론 사진을 찍은 당사자도 반발했다.
LA 한인회는 9일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소요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33년전 LA 폭동 당시 ‘루프탑 코리안’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엑스에 게재하는 경솔함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인회는 “현 대통령 장남이자 약 1500만명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 그의 행동은 살얼음과 같은 지금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엑스(X)에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과 함께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들은 약탈과 방화에 노출됐지만 제대로된 보호를 받지 못하자, 옥상에서 직접 무장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과 당시 한인 자경단은 30여년이 지난 현재도 온라인 상에서 ‘루프탑 코리안’이란 이름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진을 트럼프 주니어가 정치적 맥락에서 소환하면서 반발과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LA 시위를 폭동으로 보고 강경진압해야 한다는 주장과, 평화 시위니 과잉 진압은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시위가 폭동이라는 견해를 강조하기 위해 과거 한인들의 모습을 이용한 셈이다.
LA 폭동 당시 현장 취재로 한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강형원 기자는 트럼프 주니어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 삭제를 요청했다.
강 기자는 “제 사진을 허락없이 이용하고 있다. 문맥에 맞지않게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적었다.
LA에서는 지난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상업 지역 기습 단속 및 대규모 체포를 계기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강경 단속에 저항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도록 지시해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와 별도로 미 북부사령부는 약 700명의 해병대원을 투입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LA 한인회는 지난 6일에도 성명을 통해 “연방요원들이 LA 한인타운, 한인 의류업체를 포함한 여러 비즈니스(사업체)를 급습했다”며 “대대적 단속과 체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업체들은 갑작스러운 단속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일부 종업원들이 단속 및 체포에 노출되면서 한인 사업체들이 피해를 입은 상황으로 보인다.
BY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