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가족이 도움을 요청했다가 경찰 총격으로 숨진 한인 여성 빅토리아 이(Victoria Lee) 씨의 유족이 포트리(Fort Lee) 타운 정부와 경찰관들을 상대로 연방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4년 사건발생 당시 부터 KNEWS LA가 수차례 보도했던 이번 사건은 지난해 총격 경찰관이 형사 기소를 피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연방 법원에서 경찰의 대응 적절성과 정신질환자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지역매체 뉴저지 모니터에 따르면 빅토리아 이 씨의 가족은 15일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포트리 타운과 포트리 경찰국, 그리고 경찰관 5명을 상대로 73쪽 분량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유족은 경찰이 수정헌법상 권리를 침해하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으며, 영장 없는 강제 진입과 공모를 통해 빅토리아 이 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장애인법(ADA)과 재활법(Rehabilitation Act)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빅토리아 이 씨는 2024년 7월 28일 새벽 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었다. 유족에 따르면 오빠는 새벽 1시 직후 911에 전화해 정신건강 클리닉으로 이송할 구급차를 요청하며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2016년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911 상황실은 구급차와 함께 경찰도 출동한다고 알렸고, 오빠는 “경찰이 오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소장은 전했다.
이후 두 번째 통화에서 오빠는 빅토리아가 작은 칼을 들고 있지만 누구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접수된 출동 요청은 취소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장에 따르면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관은 가족들에게 “비난조의 말투”로 대화했고, 곧이어 경찰관 5명이 추가로 도착했다. 경찰은 현관문 밖에서 몇 분간 상황을 논의한 뒤 강제로 문을 부수고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소장은 한 경찰관이 “내가 비살상 무기를 맡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문을 부수고 들어간 지 불과 3초 만에 총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빅토리아 이 씨가 작은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경찰은 “칼을 내려놔”라고 여러 차례 외쳤지만, 유족은 경찰이 칼을 내려놓을 충분한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문을 강제로 연 지 3초 만에 토니 피킨스 주니어 경관이 불과 몇 피트 거리에서 빅토리아의 가슴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고 적시됐다.
유족은 총격 직후 일부 경찰관이 욕설을 반복했고, 다른 경찰관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빅토리아에게 수갑을 채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응급의료팀(EMS)이 현장 가까이에 대기하지 않아 경찰이 빅토리아의 어머니에게 수건을 가져오라고 요청하는 등 응급처치 역시 매우 미흡했다고 소장은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포트리 경찰의 정신건강 위기 대응 체계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족은 당시 포트리 경찰의 출동 지침이 ‘정서적 이상 상태’ 신고가 접수되면 정신건강 전문가를 함께 보내는 선택지 없이 여러 명의 무장 경찰만 자동 출동하도록 설계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반 의료 신고에는 경찰 없이 구급대원만 출동하는 만큼 정신질환을 가진 시민들이 차별적인 대응을 받았다는 것이다.
소장은 또 버겐카운티는 경찰과 정신건강 전문가가 함께 출동하는 뉴저지주의 ‘어라이브 투게더(Arrive Together)’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사건 당시 포트리는 이 제도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저지주 대배심은 지난해 7월 총격을 가한 토니 피킨스 주니어 경관에 대해 형사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 빅토리아 이 씨의 어머니와 오빠는 총격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도 딸이 사망 선고를 받을 때까지 곁에 있을 수 없었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유족은 소장에서 빅토리아 이 씨를 “음악을 사랑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던 25세의 젊은 여성”으로 기억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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