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협회, 홍명보 불공정 선임·북중미 월드컵 실패 등으로 불신
국회 청문회 질타에 사상 첫 경찰 압수수색까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실패 후폭풍으로 사상 첫 압수수색을 받은 대한축구협회가 비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특히 10년도 넘은 외국인 심판 성 접대 파문까지 파묘되면서 축구협회를 향한 불신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축구협회는 2024년 7월 홍명보 전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계속 비판받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2024년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부진과 선수단 갈등 여파로 경질된 뒤 축구협회는 5개월가량 새 감독을 물색하다 홍 전 감독을 선임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조별리그 탈락 후 지도자와 거리를 뒀던 홍 전 감독은 K리그1 울산 HD로 돌아와 2연패를 이루며 부활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떠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홍 전 감독은 거듭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다가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와의 ‘빵집 미팅’ 이후 돌연 마음을 바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표팀 선임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이었던 국가대표 선수 출신 박주호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홍 전 감독이 1순위 후보가 아니었음에도 밀실 선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불공정 선임 의혹이 거세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고, 2024년 9월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현안 질의가 개최됐다.

또 국정감사에서도 홍 전 감독 선임과 각종 논란에도 2013년부터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정몽규 전 회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문체부는 2024년 11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 전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주요 인사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협회가 불복하면서 지금까지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축구계 안팎의 온도는 전혀 달랐다.
축구협회를 향한 불신에도 정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선거에서 85.6%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4연임에 성공했다.
화가 난 축구 팬들은 등을 돌렸고, 북중미 월드컵이 다가오는 상황에도 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크게 식었다. 이에 백기를 든 정 전 회장이 월드컵 이후 사퇴하겠단 뜻을 5월 말 밝혔다.
지지받지 못한 축구 대표팀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 조 3위에 그쳐 32강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마지막 경기 졸전은 온 국민의 분노를 낳았다.
월드컵 탈락 후폭풍은 예상대로 거셌다.

홍 전 감독 선임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국회 문체위는 지난달 말 청문회를 열고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 질책했다.
정부가 적극 나서면서 시민단체의 고발 이후 2년간 질질 끌던 경찰 수사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되면서 다시 속도가 붙었다.
경찰은 6일 충남 천안코리아풋볼파크 내 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들이닥쳐 11시간이 넘는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저녁에는 2011~2012년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과 평가전에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에 대한 성 접대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충격을 줬다.
해당 사건은 모두 조중연 전 회장 시절에 이뤄진 것으로, 2016년 문체부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에 따르면 당시 성 접대 등에 대한 조사도 포함됐으나,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려웠고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문서 보관 연한이 지나 파악이 어렵다”면서 “현재는 법인카드와 관련해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해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축구혁신위원회 권고로 차기 회장 선거가 미뤄진 가운데 국회 청문회에 압수수색까지 받은 축구협회는 초상집 분위기다.
10년도 넘은 비위 의혹까지 파묘되면서 협회 직원들은 충격을 넘어 무기력감에 빠진 상황이다.
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작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사라졌고, 엄한 사람들만 고생”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