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긴급 방미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3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미국 워싱턴 D.C. 등에서 약 일주일간 머물며 미국 정관계 인사 등을 만나 IRA관련 현안을 논의할 것을 보인다. 국내외 대관업무를 총괄하는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도 미국 출장길로 올랐다.
현대차관계자는 “(회장님이) 미국에 가신건 맞지만 정확한 일정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IRA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해 시행된 IRA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법으로 인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이 기존 72개 모델에서 21개로 축소됐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를 판매 중이다.
해당 5개 모델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 지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또 전기차는 물론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게 됐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테슬라(70%)에 이어 2위(9%)를 기록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2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50억(6조6975억원) 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하는 등 100억(13조3950억원) 달러 규모의 신규투자를 추진키로 했지만 IRA로 인해 테슬라, GM등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됐다.
현대차를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착공예정이었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을 올해 앞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현대차가 올해 공사를 시작하면 2024년 하반기엔 공장을 완성할 수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일정기간 가격 할인 등의 프로모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보전해준다면 수익성은 줄어들겠지만 시장점유율은 확보할 수 있다.
한편 팻 윌슨 미국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최근 방한해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주요 임원들과 만났다.
윌슨 장관과 브리타니 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소속 관료들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 사무실을 둘러보고, 기아 전기차 EV6에 관한 제조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이오닉5와 EV6 실물을 직접 비교해 봤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 시점을 당기는 방안을 제안하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