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거 이탈표가 드러나자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 사이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살생부 작성을 진행 중이다.
28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지지자들의 소위 색출작업 인증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 명단도 돌았다. 다음 총선을 앞두고 심판해야한다는 취지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명단에는 대놓고 ‘해당 의원이 직접 부결 투표 인증을 하면 명단에서 빼주겠다’는 발언도 담겼다.
의원들 또는 의원실 관계자와 직접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캡처해 인증하는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한 의원과 대화한 사진을 올렸다. 이 작성자는 “모 의원이 겁준다. 무섭게”라며 캡처 사진을 올렸고, 사진에는 이 네티즌이 ‘이번에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변절자란 의미로 풀이됨)인증 제대로 했다’고 문자 보낸 것과, 문자 받은 의원이 ‘나는 부표 던졌으니 함부로 얘기하면 가만 안있을 겁니다’라고 응수하는 내용이다.
어떤 네티즌은 특정 의원을 향해 무기명 투표에서 어떤 표결을 던졌는지 밝히라고 촉구했고, 이 의원 관계자는 자기 의원은 부결표를 던졌고 그동안의 발언을 봐달라는 요청도 담아 답변한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 중심으로 전날 표결 결과에 분노를 담은 글들이 다수 올라와있다.
한 당원은 ‘찬성 투표 의원들 필히 색출’이라며 “이런 사람들을 아직도 당에 계속 뒀다가는 다 죽는다. 다 죽고 싶으면 그냥 그대로 가라”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대선 패배는 이재명 대표 때문이 아닌 수박들이 제대로 선거운동도 안하고 국민들에게 갈라치기를 방조한 이유 때문이라는 걸 이번 표결로 증명했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어떤 당원은 “당당하면 의원총회에서 부당함을 주장해야지, 의원총회에서는 결의하고서. 뒤에서 찬성하고 기권하는 꼴이라니 국회의원으로 자존심도 없고 머리도 없이, 지금 정순신 얘기로 강하게 밀고 나갈 때 발목 잡고 있네”라고 전했다.
다른 한 당원은 “체포동의안 찬성한 분들 용기 있는 행동 인정한다. (그런데) 용기 낸 김에 왜 동의하는지 이유나 알고 싶다. 한 번 더 용기내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원은 ‘동지 등에 칼을 꼽나’라며 ‘어찌 노무현 때 했던 짓을 또 하고 있지. 그것도 2023년 대한민국 정당에서, 그것도 민주당이”라며 “대선 때도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어제 표결보고 살다살다 이런 분노는 처음 느꼈다. 이재명에 대한 아무런 부채 의식, 연민 그런 것도 없던 내가 어제 처음으로 이재명 대표가 안쓰럽고 불쌍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세금으로 월급받는 머슴(의원들 지칭)이 주인한테 대들었으면 벌 받아야겠지. 총선 많이 남았다. 전력으로 밟을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전날 표결 결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11표, 무효 9표로 부결됐다.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일부 무소속 의원 등 범야권 총 투표수가 175표인데도 반대는 138표였고 기권이나 무효도 20표나 됐다.
이에 최소 31표에서 38표 정도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표와 기권·무효표를 제하더라도 17표는 찬성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