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이 체내 필요 이상 많아지면 혈관 벽에 지방이 쌓여 혈액을 공급 받아야 할 심장과 뇌 등에 큰 문제를 일으켜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역대급 폭염이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 때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찬 공기로 인해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기 쉽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고혈압 환자는 심·뇌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지혈증 관리…심·뇌혈관 질환 예방 ‘지름길’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영양소 중 하나인 지방의 일종이다. 크게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으로 나눠진다.
LDL 콜레스테롤은 간에서부터 조직과 세포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을 열심히 실어 나른다. HDL 콜레스테롤은 조직과 세포에서 쓰고 남은 지질을 청소차처럼 쓸어 담아서 간으로 운반한다. 중성 지방은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방의 한 형태다.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지름길은 혈액 속에 지방이 넘쳐나는 고지혈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혈관 벽에 지방이 달라붙으면서 동맥이 점차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맥경화는 뇌졸중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초래한다.
고지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이 240mg/㎗을 넘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190mg/㎗ 이상 또는 중성지방이 200mg/㎗ 이상일 때 해당된다. 한기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지혈증 진단 기준에 해당되지 않지만 장기간 고지방 위주의 식습관을 해왔거나 고혈압·당뇨·흡연·비만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부모가 심장병 또는 고지혈증이거나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굽거나 찌거나 삶아먹고 술 하루 1~2잔이 적당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지방 섭취량을 하루 총 열량의 3분의1 이상 넘기지 않아야 한다. 콜레스테롤 섭취량은 하루 300mg(계란 한 개 정도의 양)으로 제한한다. 기름이 많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 껍질, 육가공식품(소세지·베이컨·햄)을 주의해야 한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프림, 라면, 과자류 등 인스턴트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또 조리할 때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굽거나 찌거나 삶는 게 좋다.
밥, 고구마, 떡, 국수, 빵 등 탄수화물은 혈당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몸에서 지방으로 바뀔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설탕, 꿀, 물엿, 사탕, 케이크, 콜라, 사이다 등을 비롯해 과일의 과당도 혈액 내 혈당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술도 하루 1~2잔 이하로 조절하고, 통곡이나 잡곡류, 두류, 생선류, 채소류 등 비타민과 무기질(칼슘·포타슘·마그네슘),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빠르게 걷기 도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 정도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공원과 산책로를 큰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에서 고정식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이용해도 된다. 운동 강도는 숨이 어느 정도 차고 땀이 날 정도로 해야 효과적이다.
한 교수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면서 “고지혈증은 언제든지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
-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 술은 하루 1~2잔 이하로 줄인다.
-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 가능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한다.
-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한다.
-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