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약 50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CNN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 35분, 러시아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11시 35분부터 약 50분 간 통화했다.
양 정상의 접촉은 이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7일 화상 형식으로 열린 미러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월밍턴에 있는 그의 사저에서 통화를 가졌다.
양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당국자는 두 정상의 통화에 앞서 행한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으려면” 대화가 “긴장 고조가 아닌 긴장 완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30일 “두 정상간 대화의 목적은 최근 화상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를 계속 토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인근에 병력을 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전화 회담에 앞서 미국 공군은 지상 군사 상황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 정찰기를 보냈다고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이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를 이용해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한 것은 이번 주 들어 두 번째다. 다만, 해당 지역을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 병력 이동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8C 조인트 스타즈 시스템은 지상 차량 이동 추적, 이동 대형의 사진 등을 지상과 공군에 중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동맹국들과 러시아 병력 태세를 감시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긴장 완화를 위한 병력 철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안전보장안 수용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우크라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의 안전 약속 및 안전보장 조치에 관한 미·러 간 조약’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은 이에 앞서 지난 15일 미국 측에 전달했다.
초안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 및 구소련 국가의 가입을 거부함으로써 동쪽 지역으로 더 이상 세력을 확장하지 말 것과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러시아 인접국에 무기를 배치하지 말 것을 법적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의 나토 가입 계획 철회 등 일부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 후 내년 1월 10일 양국은 제네바에서 실무 협상을 실시할 방침이다.
실무 협상에는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것이라고 소식통이 CNN에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리들도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코프 외무차관 등 대표간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 사전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의 한 보좌관은 CNN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사이에 상당한 양의 안보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몇주 간 조율이 강화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