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이 원유 증산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후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9일 CNN비즈니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석유 카르텔 석유수출기구(OPEC)의 강력한 회원국인 UAE의 성명 이후 13% 급락한 111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4월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 폭락한 배럴당 1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UAE 주미대사는 대사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생산량 증가를 선호하며 OPEC가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을 고려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는 에너지 시장 안정이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알 오타이바 대사는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금지를 발표한 후 8일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그러나 OPEC의 생산량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CNN비즈니스는 “UAE가 파트너들을 설득시킨다면 카르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는 지난주 정례회의에서 다음달에도 하루 40만배럴의 원유 증산 계획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지난 2주간 유가가 30%나 오른 상황에도 상황에도 현재와 똑같은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선물 이사는 “UAE가 무너졌다. 그들은 마지막 버팀목 중 하나였다”며 “이제 사우디도 같은 말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이바 대사의 성명은 OPEC 국가가 유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첫 번째 암시라고 CNN비즈니스는 평했다.
또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끊고 OPEC 원유를 계속 구매하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유럽인들이 더 이상 러시아에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여분의 역량을 사용하자’고 말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