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자 달러 가치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8 하락한 97.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부른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시점보다 더 낮아졌다.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앞으로 2주 안에 한국, 일본 등 여러 무역 상대국에 새로운 관세 조건을 담을 서한을 보내겠다”는 발언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4월 90일간 유예했던 상호관세 부과 조치의 종료를 다음 달 앞두고 나온 발언으로, 유예 기간을 더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무역전쟁에 대한 긴장감을 높였다.
데릭 할페니 MUFC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발언은 (상호 관세 유예) 공식 마감일을 앞두고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며 이스라엘-이란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영국·호주와 체결한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재검토한다는 한다는 외신 보도도 달러 하락을 부추겼다. 오커스 협정이 폐기되면 영국과 호주의 핵추진잠수함(SSN) 확보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외환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과 동맹국 사이 지정학적인 동맹이 약해지면 미국으로 자금 유입이 감소한다”며 “호주 투자자들은 이미 12일 오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의 일부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는 등 중동 지역 안보 위험과 미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세금을 인상하도록 하는 계획도 투자자 불안을 가중하는 요소다.
바실레이오스 그키오나키스 아비바인베스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약세에 더 많은 여지가 있다”며 “미국 예외주의에서 벗어나면서 미국 리스크 프리미엄이 오르고 달러 가치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화는 12일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약 1% 오른 1.16 달러까지 오르며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D)가 금리 인하 사이클이 거의 끝나갈 것이란 신호를 보내면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