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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세계 경제 뒤흔들 핵옵션 확보” … 유가 200달러 갈 수 있다

미사일·드론으로 해협 효과적으로 봉쇄…영향력 포기 안 할 듯

2026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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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프레스 TV]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흔들며 전 세계 경제와 물류에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통제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은 이미 적은 수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만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를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호르무즈는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을 책임진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역봉쇄로 맞서기도 했다.

4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와 관계없이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이란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란이 확보한 ‘에너지 무기’를 박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국이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지역을 우회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협의 안전성에 관한 지속적인 불확실성은 석유와 가스 뿐만 아니라 비료, 항공유, 헬륨, 알루미늄에 이르기까지 여러 상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그레고리 브루는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도 해협을 봉쇄하고 그 상태를 유지할 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는 그 누구도 이란에서 빼앗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는 “그것(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그들의 새로운 핵 옵션이다”라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통행료
여러 분석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는 것보다 이란이 부분적으로 이를 통제하더라도 개방된 상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더 적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데이터 및 분석 기업 켈퍼는 지난 4월 이란이 오만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해협이 어떻게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학자들도 이와 유사한 논리를 펼쳤다.

이란은 호르무즈 완전 개방이라는 미국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며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공식화하려고 조처했다. 이란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기구인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설립해 통항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감독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란 당국의 심사에 따라 통행료를 징수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미국은 이후 PGSA를 제재하고, 해운사들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이란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했다. 백악관은 또 이란에 통행료를 지급하는 기업들에 2차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우드 매켄지의 석유 시장 담당 부사장 앨런 겔더는 “중요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이 상당한 규모로 재개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에너지 충격이 해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자문 업체 우드 매켄지의 피터 마틴 경제국장은 올해 말까지 해협 봉쇄가 지속된다면 세계 원유 가격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에너지 충격이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겔더는 호르무즈 통행료 제도가 유조선 통행량을 전쟁 전 수준인 하루 약 140척으로 회복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적어도 유가 측면에서 그 비용이 훨씬 적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운 정보 업체 로이드리스 통계를 인용해, 이란 당국이 유조선 한 척당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원유 1배럴당 약 1달러 정도만 가격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4일 오후 2시쯤 호르무즈 해협 모습. 사실상 봉쇄돼 지나다니는 선박 없이 텅 빈 상태다. (사진=마린 트레픽 갈무리) 2026.03.04 photo@newsis.com

해협 우회하는 경로

이란이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제도화하든 그렇지 않든 이 수로의 장기적인 안보에 관한 의구심은 여전할 것이다. 이런 우려로 걸프 지역의 산유국들은 이미 대체 수출 경로를 활용하고 이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각각 원유 수출 경로를 동서 파이프라인과 하브산-푸자이라 파이프라인으로 변경했다. UAE는 이미 해협을 우회할 두 번째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역내 다른 국가들에 해협을 우회할 대안은 정치적·상업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예를 들어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은 수출 물량을 사우디나 이라크를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해야 한다.

겔더는 “파이프라인 건설은 대개 국경을 넘나드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의미한다”며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며 단기간에 완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 고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연상케 한다.

걸프 지역에서 벗어나 에너지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은 진행 중이며, 이는 중남미와 같은 다른 산유 지역은 물론 전기 및 재생 에너지 분야로의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석유 자원이 풍부한 중동은 당분간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 있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므로 이란의 ‘새로운 에너지 무기’는 그 위력이 더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브루는 “세계 경제는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의 안보가 이란의 행동과 결정에 크게 좌우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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