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사 소셜미디어에서 아동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는 문제를 알고도 사실상 방치했다는 내부고발자의 증언이 나왔다.
19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타의 전 안전 엔지니어 아르투로 베하르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메타의 아동 안전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가 아동 보호 문제에 대해 사실상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청소년에게 중독성을 유발하도록 설계하고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수집했다며 미국 29개 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켄터키, 뉴저지 등 4개 주의 소송이 먼저 재판에 들어갔다.
베하르는 메타가 자사 플랫폼이 아동에게 미치는 피해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성범죄자의 콘텐츠나 폭력적이고 잔혹한 이미지 등이 아동에게 노출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경영진에게 이러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했지만 회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베하르는 재직 당시 제품 관련 문제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업무를 맡았으며 저커버그와 최소 100차례 대화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저커버그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유해 콘텐츠 관련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청소년의 정신적·정서적 건강에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는 저커버그가 공개적으로 메타가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는다고 밝힌 직후였다. 베하르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청소년 보호 노력에 대해 잘못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인상을 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에게 직접 보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 경험상 마크가 어떤 일을 우선순위로 정하면 산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측 변호사가 저커버그로부터 답변을 받았느냐고 묻자 “아니다.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주 정부 측은 메타가 청소년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독성 있는 기능을 설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제대로 막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부모의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연방법과 주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메건 오닐 캘리포니아주 법무차관은 모두진술에서 “아동의 건강과 웰빙은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메타는 자신의 몫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메타 측 변호인 폴 슈미트는 소셜미디어 이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회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 도구를 마련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메타는 13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가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연령대 이용자의 계정 100만개 이상을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
향후 재판에는 저커버그와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를 비롯한 메타 경영진과 아동 정신건강·중독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메타의 사업모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타의 책임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은 최대 2000억달러(약 278조원)에 달할 수 있다. 이는 메타의 2025년 연간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