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권자 500명 이상이 이민당국에 구금되고, 약 12명이 해외로 추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금된 시민권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다수 포함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6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올해 9월까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에게 구금된 미국 시민권자는 최소 506명으로 집계됐다.
프로퍼블리카는 언론 보도와 법원 기록, 현장 영상 등을 토대로 개별 사례를 추적했으며, 연방정부가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시민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금된 미국인은 100명이 넘었으며, 대부분 유색인종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최소 70명이 구금됐고 일부는 수갑까지 채워졌다.
또한 최소 63명은 이민단속 현장을 촬영하다 구금됐으며, 36명은 하루 이상 변호사나 가족과 연락하지 못한 채 억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단속 요원을 폭행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시민권자도 300명이 넘었지만, 실제 연방법원에서 기소된 사람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소된 사건 중에도 상당수가 취하되거나 기각됐다.
특히 약 12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해외로 추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추방된 미성년자였으며, 부모의 의사에 반해 자녀까지 추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인 시민권자가 추방된 사례도 있었다.
텍사스에서 차량 검문을 받은 브라이언 모랄레스 가르시아는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라고 밝혔지만,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와 연락하지 못한 채 나흘간 구금된 뒤 멕시코로 추방됐다.
이후 소송을 제기한 그는 출생증명서를 이용해 지난달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앞선 법원 서류에서 그의 시민권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미국과 멕시코 이중국적자가 일터에서 구금돼 나흘 동안 변호사나 가족과 연락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지난해 가을 대규모 이민단속 당시 미국 시민권자 12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시 시민권자에 대한 이민 관련 체포가 없었다는 국토안보부의 설명과 배치된다.
국토안보부는 미국 시민권자를 실수로 체포하지 않으며 무차별 검문이나 인종에 따른 표적 단속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 어린이의 출국에 대해서도 부모가 자녀를 동반하거나 미국 내 지정한 보호자에게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로퍼블리카의 이번 조사는 이민단속 과정에서 시민권 확인 절차와 적법절차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