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초 러시아 기갑부대는 북쪽으로부터 수도 키이우를 압박하기 위해 진격을 시작했지만 며칠 만에 64km에 달하는 행렬이 멈춰서면서 궁금증을 낳았다.
28일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30명의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들과 드론 조종사들로 이뤄진 ‘아에로즈비드카’ 항공 첩보부대가 펼친 야간 매복공격이 러시아군의 전격작전을 막았다.
드론 조종사들은 8년 전 IT 전문가와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아에로즈비드카 항공 첩보부대에서 차출했다.
‘아에로즈비드카’ 사령관 야로슬라프 혼차르 중령은 키이우 인근 이반키우에서의 매복공격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수부대원들은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숲을 가로질러 러시아군이 진격하던 도로 양쪽으로 접근했다.
이들은 야간투시경, 저격소총, 원격폭파 지뢰뿐 아니라 열화상 카메라와 1.5㎏짜리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드론으로 무장했다.
#Ukraine: A Russian tank stuck by Ukrainian fire, as viewed from a drone; it is completely destroyed.
Location/date unknown, but the footage appears to be new. via @Arslon_Xudosi. pic.twitter.com/9WOZ2zAacs
— 🇺🇦 Ukraine Weapons Tracker (@UAWeapons) March 25, 2022
혼차르는 “이 작은 부대가 한밤 중 러시아군 선두에 있는 차량 2~3대를 파괴했다”며 “러시아군은 그 자리에 갇혔고, 특수부대원들은 이틀을 더 머물며 많은 차량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연료도 폭탄도 없이 도로에 갇혀 추위에 떨었다. 30명의 특수부대원이 이 모든 일을 해냈다”고 주장했다.
아에로즈비드카는 또 러시아의 침공 첫날 키이우 북서쪽 호스토멜 공항에 대한 러시아 공수부대 공격을 격퇴하는 걸 도왔다. 이들은 드론을 이용해 낙하산부대 200여 명을 포착해 사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주장이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국방부 인사는 이반키우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의 진군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특수부대는 러시아의 크름반도와 돈바스지역 침공에 맞서겠다며 자원한 대학 교육을 받은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됐다. 이 부대 창설자인 볼로디미르 코체트코우-슈카츠는 투자은행에서 일했고 2015년 돈바스 전투에서 사망했다.
IT 마케팅 콘설턴트로 변신한 군인출신 혼차르 사령관은 러시아의 침공이후 군대로 복귀했다.
청설 초기 이 부대는 상업용 정찰드론을 사용했으나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드론 마니아로 이뤄진 팀은 이후 1.5톤 폭탄과 대전차 지뢰를 장착할 수 있는 드론을 자체 개발했다.
이 드론은 엘론 머스크가 제공하는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 데이터를 우크라이나 박격포 부데에 제공해 러시아군을 공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드론으로 포착하는 능력은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 전략에 필수적이다.
아울러 이 특수부대는 러시아의 전파방해를 뚫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아에로즈비드카는 러시아가 전파방해 장비를 껐을 때만 드론을 띄우고 있다.
혼차르 사령관은 이런 기술 전쟁과 아에로즈비드카 방식의 전투를 ‘전쟁의 미래’라고 표현하면서 그 전쟁에선 상호 믿음과 선진 통신기술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소규모 팀들이 더 크고 중무장한 적군을 압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벌집 속의 꿀벌과 같다”며 “한 마리 꿀벌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수 천 마리가 달려들면 큰 적도 물리칠 수 있다. 우린 밤에 활동하는 꿀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