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자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인 티티카카호수의 수위가 기후변화로 인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3일 CNN은 보도했다. 해발 약 3800m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호수는 항해가 가능한 가장 높은 호수다.
내륙의 바다라고도 불리는 티티카카호는 높은 고도로 인해 높은 수준의 태양 복사(Solar radiation)에 노출돼 물 손실이 유발된다.
그러나 이는 호수가 말라가는 유일한 이유가 아니다. 식스토 플로레스 페루 기상수문청 푸노 지역 담당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호수 지역의 강수량이 평균보다 49%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플로레스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같은 속도록 호수가 증발한다면 오는 12월까지 수위가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로레스는 “최근 몇 년간 호수 수위가 감소하고 있다”며 “1992년부터 2020년까지 위성 이미지를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티티카카 호수는 연간 약 1억2000만t의 물을 잃고 있고 이는 주로 강수량과 유출량의 변화 때문이다”고 전했다.
호수 수위 감소는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불러왔다. 어업에 의존하는 지역사회는 어족 자원의 감소로 신음하고 있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지역 당국은 지난 수확기에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인 퀴노아와 감자와 같은 작물이 타격을 받았고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는 귀리도 영향을 받았다.
호수 주변을 여행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관광업계도 울상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직접 만든 직물을 판매하는 줄리안 후타마르카(36)도 “현재 수위가 많이 떨어져 걱정이 크다”며 “관광객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너 베이커 국제위기감시기구(International Crisis Group) 분석가는 호수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기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수의 수위 변동은 기후 변동성과 관련이 있고 기후 악화로 인한 지속 가능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호수에 생계를 의존하는 지역사회에겐 큰 문제이기에 이를 위한 시급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