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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본주의는 왜 물을 플라스틱병에 가뒀나…’언 보틀드’

2026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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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언보틀드’ 표지 (사진=아를 제공)

“플라스틱병 속에 갇힌 물을 해체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포장음료인 ‘병입생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책 ‘언 보틀드’의 저자 대니얼 재피는 플라스틱 생수가 건강, 생명, 인권, 미래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추적한다.

저자는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이 인권이자 사회계약의 핵심이라고 본다. 여기에는 ‘감당할 수 있는 가격’ 또한 포함된다. 그렇기에 식수문제는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인 저자가 10년 넘게 축적해온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사치재에서 글로벌 소비재로 변모한 병입생수를 통해 환경오염과 생태·기후, 불평등과 공공성의 위기, 자본주의와 공중보건 문제까지, 서로 얽힌 복합적 쟁점을 드러낸다. 병입생수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갈등의 한복판에 놓인 존재임을 짚는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병입생수가 물을 둘러싼 근본적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는 지난달 20일 ‘세계 물 파산(wataer bankruptcy)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물 불안정 또는 심각한 물 불안정 국가에 살고 있으며, 40억명이 해마다 최소 한 달 이상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연간 가뭄 피해 규모는 3070억 달러에 달한다.

물이 공공재에서 사유재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도 제기된다.

물 부족의 피해는 소농, 원주민, 저소득층, 여성, 청년에게 집중된다. 물 희소성은 더 이상 수문학(水文學, Hydrology)적 문제에 머물지 않고 정의와 안보, 정치경제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나아가 ‘상품이 된 물’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이는 공공 수도 시스템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책에는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다논 등 글로벌 음료기업에 맞서 승리를 거둔 풀뿌리 물 정의 운동 사례도 담겼다. 동시에 생수 회사 관계자, 물 연구자, 수도 당국 및 주정부 공무원과의 인터뷰도 수록해 병입 생수 문제를 다각도로 조망한다. 일방적 고발을 넘어 복합적인 이해관계를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는 병입생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미래를 향한 질문을 던진다.

“모두에게 물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의무이고 포장생수를 글로벌 목표 달성 수단에 포함하는 건 정부가 그 의무를 내버려두라고 허락하는 일과 다름없다.”(479쪽)

“일회용 병입생수는 재난 상황에서도 맨 처음에 쓰는 수단이 아니라 맨 마지막에 쓰는 수단이 돼야 한다.”(478쪽)

그의 문제 제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물은 어떤 것과도 다르다. 모두가 물에 연결돼 있다.”(4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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