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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 엿새 만에 ‘기적의 의식 회복’

테네시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 팔 손상·폐렴·혈전 후유증…법원 “약물·주사기 등 증거 모두 보존”

2026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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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 과정에서 두 차례 독극물 주사를 맞고도 생존한 테네시주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 [테네시주 교정국(TDOC) 제공]”

테네시주에서 독극물 주사를 이용한 사형 집행에 실패한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가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파이크는 치사량으로 간주되는 사형 집행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았으며, 변호인단은 사형 집행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하기 위해 주 정부에 약물과 주사기 등 모든 증거를 보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파이크의 변호인 랜디 스파이비는 7일 기자회견에서 파이크가 전날 의식을 되찾아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이크가 깨어난 뒤 처음 한 말 가운데는 “여기가 어디죠?”, “당신은 누구세요?”라는 질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비 변호사는 파이크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일부 기억하고 있으며 현재 “화가 나 있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될 예정이었다. 막판 법적 공방으로 집행이 한때 중단됐지만 연방대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뒤집으면서 이날 저녁 사형 절차가 재개됐다.

문제는 독극물 투여 과정에서 발생했다.

집행팀은 파이크의 정맥에 주사선을 확보하는 데 한 시간 이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파이크는 자신의 정맥 위치를 알려주는 등 집행팀을 돕기도 했다.

이후 사형 집행용 약물인 펜토바르비탈이 두 차례 투여됐다. 각각의 투여량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이크는 숨지 않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파이크는 약물이 투여된 뒤 한동안 움직임을 보였으며, 사형 집행 참관실에서는 약 한 시간 가까이 파이크가 거칠게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결국 오후 9시 직전 참관인들에게 퇴실 지시가 내려졌고, 이후 구급차가 교도소에 도착해 파이크를 내슈빌의 병원으로 이송했다.

파이크는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했으며 한때 상태가 극도로 위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형 집행 엿새 뒤인 6일 예상 밖으로 의식을 되찾아 말을 하기 시작했다.

파이크의 몸에는 심각한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양팔과 손이 심하게 붓고 화상과 물집이 생겼으며 현재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음식을 삼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폐렴과 혈전까지 발생했다.

변호인단은 정맥주사선이 혈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거나 주사 과정에서 혈관이 터지면서 약물이 혈류가 아닌 주변 조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이 인용한 의료 전문가들도 정맥주사 문제로 펜토바르비탈이 혈관이 아닌 조직에 고였을 가능성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사형 집행이 실패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파이크 측은 사형 집행실에 있던 물품과 약물의 제조번호, 주사기, 정맥주사선, 녹음 자료, 목격자 진술,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모두 보존해야 한다며 법원에 긴급 신청을 냈다.

내슈빌 법원은 7일 이를 받아들여 테네시 교정국에 사형 집행과 관련된 증거를 광범위하게 보존하도록 명령했다.

파이크 측 변호사 루크 이넨은 법정에서 이번 문제의 핵심은 “투명성”이라며 실제 사형 집행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네시 주정부는 이미 관련 증거를 확보해 보존하고 있어 별도의 법원 명령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원은 증거 보존 명령을 내렸다.

파장이 커지자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히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 올해 예정돼 있던 테네시주의 다른 사형 집행도 연기했다.

테네시 교정당국 책임자도 사형 집행 실패 이후 사임했다.

사형정보센터(DPIC)에 따르면 파이크는 실제 사형 집행 과정에서 독극물 주사를 투여받은 뒤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진 첫 사례다.

향후 테네시주가 파이크에 대해 다시 사형 집행을 시도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변호인단은 파이크가 이미 사형 집행 과정에서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며 빌 리 주지사에게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할 것을 다시 요구하고 있다.

파이크는 18세였던 1995년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당시 19세였던 동급생 콜린 슬레머를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형이 집행됐다면 테네시주에서 2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처형되는 여성이 될 예정이었다.

관련기사 독극물 주사 두 번 맞고도 살았다 … 초유의 사형집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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