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근 주식 폭락장 속에서 에너지주를 대거 매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마무리했는데 올해 지난 몇 달 동안 수백억 달러를 새로운 주식 매입에 쏟아부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주 글로벌 석유·셰일 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식 90만1768주를 매입했다.
버크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책으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전인 2월부터 옥시덴탈 주식을 사들였다. 올 3월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건 기준으로 버크셔는 옥시덴탈 주식 9120만주(9.8%)를 보유했다.당시에는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옥시덴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68% 상승한 67.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버핏의 투자 선택에 따른 버크셔의 옥시덴탈 매입이 시장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평가된다.
버크셔는 이렇게 보유량을 점차 늘려 10대 투자 종목 중 하나로 키웠다.이와 함께 지난 몇 달 동안 셰브론에 대한 지분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원자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서 단연 최고 실적을 내왔다. 옥시덴탈 주식은 134%, 셰브론 주식은 올해 47% 상승했다. 이에 비해 S&P 500지수는 16% 떨어졌다.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는 올해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를 발표한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PC 등 제조기업 HP, 씨티그룹과 앨리 파이낸셜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애플의 지분도 꾸준히 늘려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라는 충고를 해왔다. 그의 철학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닥쳤던 지난 2년 동안 거의 실천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버핏은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는 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장기간 투자할 가치가 있어 보이는 기업을 찾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난해 많은 현금을 손에 들고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3월31일 기준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063억 달러(약 135조3730억5000만원)로, 2021년 말 1467억 달러(약 186조8224억5000만원)보다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