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평가 시스템을 통해 출산과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들을 해고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19일(현지 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메타 직원과 전직 직원 등 26명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사측이 인력 감축 과정에서 휴직자들에게 불리한 AI 지표를 적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5월 전체 인력의 10% 수준인 8000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했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AI 사용량, 업무 활동성, 컴퓨터 키보드 입력량 등 각종 집계 데이터가 평가에 활용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고자가 정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출산·육아휴직이나 질병 치료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운 직원은 업무량과 컴퓨터 활동 기록이 적을 수밖에 없는데, 메타가 이런 휴직 기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소장에는 관련 평가 지표가 “보호받는 의료 또는 가족 휴직 중인 직원은 원칙적으로 쌓을 수 없는 것”이라고 적혔다.
소송에 참여한 직원 중에는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여성과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도 포함됐다.
원고 측은 휴직을 업무 성과가 낮았던 기간처럼 평가하면 임신·출산과 가족 돌봄으로 휴직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에게 더 큰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를 부인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다”며 “인력 관리와 조직에 관한 결정은 AI가 아니라 사람이 내린다”고 밝혔다.
AI가 여성 노동자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동시에, 일자리를 잃었을 때 다른 직업으로 옮겨가기 어려운 미국 노동자가 약 610만명이며, 이 가운데 86%가 여성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해당 집단에는 비서·사무 보조, 접수·안내 등 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이 다수 포함됐다. 연구진은 AI 노출도뿐 아니라 노동자의 기술과 저축, 지역 내 일자리 기회 등을 함께 분석해 실직 이후 다른 직업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정도를 살폈다.
이번 소송은 AI가 업무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 채용과 평가, 해고 등 인사 결정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