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7%에 육박하면서 주택시장이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집값을 깎고 각종 인센티브까지 내놓고 있지만 높은 모기지 금리로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구매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95%로 전주 6.76%에서 0.19%포인트 뛰었다.
이는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가 나왔지만 분위기는 빠르게 뒤집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지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올렸다.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의 직격탄은 주택 구매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집값이 조금 내려가더라도 금리가 높으면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상환액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모기지 금리가 5%대일 때와 7%에 가까울 때는 월 상환액에서 수백 달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재산세와 주택보험, 관리비까지 더해지면 실제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높은 금리에 구매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주택 건설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9월 주택시장지수(HMI)는 32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다. 지수가 5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설업체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9월 조사에서 신규주택 건설업체의 38%가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고 답했다.
8월 35%보다 늘어난 수치다.
평균 가격 인하폭은 6%였으며, 전체 건설업체의 66%는 모기지 금리 지원이나 클로징 비용 보조 등 각종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값을 깎아줘도 구매자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구매 희망자의 방문과 문의를 나타내는 구매자 교통지수는 23에 머물렀고, 현재 판매상황 지수는 35로 4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6개월 판매 전망 역시 37로 6포인트 급락했다.
NAHB 빌 오언스 회장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구매자 유입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체들도 높은 금리뿐 아니라 건축자재와 토지 가격, 인건비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급등한 휘발유와 디젤 가격 역시 건축자재 운송비를 끌어올리면서 신규주택 건설 비용을 높이고 있다.
NAHB에 따르면 서부지역의 주택시장지수는 28에 불과해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에는 모기지 금리 상승의 충격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남가주에서는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려 해도 상당한 다운페이먼트가 필요하고, 여기에 7%에 가까운 모기지 금리가 적용되면 월 주택비가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간다.
특히 첫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집값과 모기지 금리를 동시에 감당해야 해 시장 진입 자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반대로 기존 주택 소유자 상당수는 과거 3~4%대의 낮은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현재 집을 팔고 새 주택으로 이동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는 매물 부족을 초래해 높은 금리에도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당분간 뚜렷한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가 안정돼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가거나 연준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까지 모기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은 집값을 내려도 팔리지 않고, 사고 싶은 사람은 높은 모기지 때문에 살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있다.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이제 집값보다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상환액이 더 큰 장벽이 되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