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에서 열린 전쟁에선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압도했다.
이른바 ‘마두로 더비’가 펼쳐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는 1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2로 힘겹게 눌렀다.
베네수엘라 야구 역사상 첫 WBC 우승이다.
지난 2009년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한국에 막혔던 베네수엘라는 이번 대회를 통해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물론 우승이라는 대업까지 달성했다.
미국을 상대로 승리해 얻은 우승이라 더 뜻깊다.
최근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첨예한 정치 갈등을 겪은 만큼 이날 2026 WBC 결승은 ‘마두로 더비’로 불리며 더욱 이목을 끌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습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해 구금하면서 두 나라의 갈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가 4강에 오르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베네수엘라에 좋은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이 마법이 대체 무엇 덕분일까? 미국의 51번째 주, 어떤가?”라고 적으며 베네수엘라를 조롱하기도 했다.
총이 아닌 공으로 펼친 전쟁에선 쫄깃한 투수전 끝에 베네수엘라가 웃었다.

베네수엘라 마운드는 묵직한 공으로 세계 최강 미국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4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위력투를 펼치며 베네수엘라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미국 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치며 베네수엘라의 우승을 합작했다. 비록 8회말 안드레스 마차도가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긴 했으나, 9회 마무리로 등판한 대니얼 팔렌시아(시카고 컵스)가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타선에선 선취점을 만드는 마이켈 가르시아(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귀중한 희생플라이와 윌리어 아브레우(보스턴 레드삭스)의 솔로포, 그리고 9회초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 레즈)의 결승타가 터지며 베네수엘라는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미국의 선발 마운드에 오른 놀란 매클레인(뉴욕 메츠)은 4⅔이닝 4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 타선은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런이 나오며 간신히 무득점 패배만은 막았다.
이날 3안타를 만들어내는 데 그친 미국은 2023년에 이어 2회 연속 WBC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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