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든그로브 화학탱크 폭발 위기로 내려졌던 모든 대피 명령이 27일 밤 전면 해제됐다. 당국은 “대형 폭발 위험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발표함에 따라 수일간 집을 떠나 있어야 했던 주민 수만 명도 귀가를 시작했다.
오렌지카운티 소방국(OCFA)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가든그로브 GKN 에어로스페이스 시설 내 화학탱크에서 발생했던 화재·폭발 위험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전날 밤 대피구역을 대폭 축소해 수만 명 주민의 귀가를 허용했지만, 시설 인근 약 1만6천 명은 마지막까지 대피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밤 모든 대피 명령이 공식 해제되면서 남아 있던 주민들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주변 도로 통제도 상당 부분 해제됐다.
가든그로브와 인근 한인 상권도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피 명령으로 문을 닫았던 한인 식당과 업소들은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으며, 일부 한인 주민들도 대피소와 임시 숙소를 떠나 귀가했다.
현장에서는 현재도 탱크 모니터링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OCFA 임시국장 TJ 맥거번은 “탱크 온도를 계속 확인한 뒤 냉각수를 제거하고, 이후 외부 살수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라며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다음 대응 단계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21일 웨스턴 애비뉴 12122번지에 위치한 GKN 에어로스페이스 시설에서 시작됐다. 아크릴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고휘발성·고인화성 화학물질 메틸 메타크릴레이트(MMA)가 담긴 3만4천 갤런 규모 저장 탱크가 과열되면서 대규모 폭발 우려가 제기됐다.
주말 사이 냉각 작업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황은 급속히 악화됐고, 당국은 최악의 경우 대형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약 5만 명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오렌지카운티 소방국은 실제 폭발 가능 반경 지도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탱크 측면에서 발견된 균열이 내부 압력을 일부 완화시키면서 상황은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탱크 온도가 화씨 100도 이하로 떨어졌고, 당국은 “재앙적 폭발 가능성이 제거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는 주민들의 강한 분노도 불러왔다.
이날 열린 시의회 회의에서는 “왜 학교와 주택가 반경 1마일 안에 폭발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시설이 있었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시설 폐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우리 동네에 이런 위험 화학시설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왜 노동자·아시안·라티노 주민들이 사는 지역 한복판에 이런 시설이 위치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대피 명령으로 차량 숙박까지 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일부 대피소는 수용 인원이 가득 차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오렌지카운티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연방 차원의 긴급재난 지원도 승인됐다.
한편 지난 23일에는 가든그로브 주민들을 대신한 집단소송도 제기됐다. 원고 측은 강제 대피, 건강 위험, 주거 사용 제한, 재산 가치 하락 등에 대한 책임을 GKN 에어로스페이스 측에 묻겠다고 밝혔다.
오렌지카운티 검찰도 익명 제보 핫라인을 개설하고 사고 원인과 시설 관리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탱크 유지관리 상태와 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로부터 제보받고 있다.
GKN 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성명을 통해 “연방·주·지역 당국과 24시간 협력 중이며, 주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폭발 위험은 제거됐지만 예방 차원에서 당분간 현장 감시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