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가 7일 공개한 새 규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차량은 오는 2031년까지 1갤런 당 38마일(1 리터 당 약 16.2km)의 실 주행 연비를 충족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미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이다.
기존 기준에 따르면 2031년 생산되는 차량이 실 주행 연비 기준이 갤런 당 49 마일(1 리터 당 약 20.83km)이다.
NHTSA가 발표한 새 기준에 따르면 일반 승용차의 경우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연비를 2%씩 높여야 하고 SUV 차량과 소형트럭은 2029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2%씩 높여야 한다.
당국자들은 연비 기준 완화로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이행에 여유가 생기는 한편 높은 연비 기준에 따른 소비자 비용 부담이 연료 절감으로 상쇄할 만큼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책 일환으로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휘발유 차량은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전기자동차 비중은 7.6%에 불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 자동차 생산을 촉진하려 하지만 동시에 자동차 회사의 협조와 노동자들의 정치적 지지가 필요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 공화당 세력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자동차 확대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불리하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해왔다.
당국은 새로운 연비 기준에 따라 2050년까지 700억 갤런의 휘발유가 절감되고 금세기 중반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7억1000만 입방m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성명에서 “새 기준이 미국인의 주유 비용을 줄일 것이며 해로운 공해를 줄이고 미국의 외국 석유 의존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휘발유 자동차 소유자들의 비용 지출도 차량 소유 주기 동안 600 달러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TSA는 새 기준이 강화된 환경보호국 배기가스 기준에 맞춘 것이지만 두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경우 보다 자동차 회사들은 엄격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