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을 소셜미디어(SNS)에 검색하면 코코넛과 관련된 밈(meme)이 쏟아져 나온다. 해리스의 ‘코코넛 밈’은 과거 그를 조롱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는데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낙점되면서 이제는 응원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해리스 부통령은 히스패닉계 미국인을 위한 교육 형평성을 위해 백악관에서 연설하던 중 해리스의 어머니가 “너희들은 그냥 코코넛 나무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하니?”라고 했던 말을 인용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젊은 세대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기존 세대와 연결돼 있다는 맥락에서 말한 것이지만, 이후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 ‘코코넛’은 해리스를 조롱하기 위해 사용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코넛은 아프리카계, 아시아계 미국인을 뜻한다. 코코넛의 겉은 갈색이지만 속은 하얗다는 특성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 흑인이라는 특성에 기인해 ‘코코넛’은 그를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이 코코넛이 해리스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의미로 바뀌었다.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상원의원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코코넛을 따기 위해 한 남성이 나무에 오른 사진과 함께 “우리는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됐다”라고 말했다.
티아라 맥(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코코넛과 야자수 이모티콘과 함께 “코코넛 나무의 여름”이라고 쓰며 해리스를 지지하는 의사를 표했다.
워싱턴 D.C.의 한 칵테일바에선 카말라 해리스의 이름을 딴 코코넛 피나 콜라다, ‘피냐 카말라(Piña Kamala)’도 등장했다.
20일 NYT의 보도에 따르면 정치를 주제로 한 술은 워싱턴의 유서 깊은 전통으로 여겨진다. 이전엔 트럼프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유래한 ‘압생트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칵테일이 나오기도 했다.
해리스의 ‘코코넛 밈’이 조롱에서 응원으로 반전된 이유에 대해선 바이든이 몇 달간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한껏 고조됐던 걱정들이 한순간에 해리스를 향한 열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