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직책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머스크는 28일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부 특별공무원으로서 나의 예정된 시간이 끝나간다”라며 “낭비적인 지출을 줄일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효율부(DOGE)는 정부의 생활 방식이 됨으로써 시간이 갈수록 오직 강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는 이날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통해 머스크의 공식 퇴진을 확인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이었던 머스크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든든한 후원자이자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선 직후에는 연방 일자리 감축 등 중책을 이끌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에 동석하거나 공동 언론 인터뷰를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한때 백악관 내에서 머스크의 입지를 두고 구(舊) 측근들과 불화설도 돌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그에 대한 불만을 일축하며 굳건한 신뢰를 표명한 바 있다.
이후로도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사령탑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눈앞에서 욕설을 주고받으며 다퉜다는 등 다양한 일화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머스크는 미국 연방법상 특별공무원(SGE) 신분이었다. 특별공무원의 최대 임기는 연 130일로, 머스크가 언급한 ‘예정된 시간’은 해당 임기 만료를 뜻한다.
머스크는 이미 이달 초 공직 퇴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AP는 머스크가 연방정부 지출 감축 목표를 기존 2조 달러(약 2760조원)에서 1조 달러, 이후 재차 1500억 달러로 낮추는 등 “바랐던 것보다 훨씬 적은 성취를 이뤘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