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절반 가까이가 미국 건국 250주년이 무엇을 기념하는 행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의 역사 인식 수준은 전체 평균보다 더 낮은 것으로 조사돼 시민교육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턴트가 미국 성인 2,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미국 건국 250주년이 무엇을 기념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답인 ‘1776년 독립선언서 채택’을 맞힌 응답자는 53%에 그쳤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미국 최초의 대통령 선거(5%), 미국 헌법 비준(8%), 필그림의 플리머스록 상륙(3%) 등을 답했으며, 2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젊은 층의 역사 인식은 더욱 낮았다.
Z세대에서는 독립선언서 채택을 맞힌 비율이 39%에 불과했고, 30%는 아예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사기관은 젊은 세대에서 시민교육 관련 지식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기초적인 역사 지식은 부족했지만 미국에 대한 애착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6%는 “미국인인 것이 감사하다”고 답했으며, 70%는 “건국 이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약 60%는 “미국이 건국 정신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고, 56%는 “향후 50년 안에 미국이 더 이상 자유로운 나라가 아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에서는 시민교육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기초 상식 문제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 식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이유인 ‘대표 없는 과세(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를 맞힌 사람은 43%에 그쳤고, 독립 상대가 영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61%였다. 반면 3%는 독립 상대를 캐나다라고 답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을 맞히지 못한 사람도 22%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영국 국왕 조지 3세를 초대 대통령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헌법이 행정부·입법부·사법부의 3권 분립 체계를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응답자는 45%였고, 헌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연방정부의 권한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도 58%에 달했다.
Jack Rakove 스탠퍼드대 역사학 교수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상식 부족을 넘어 민주주의의 기반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시민들의 역사 및 시민교육 지식 부족은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디어 환경의 분절화와 학교 교육에서 역사·시민교육보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을 우선하는 교육 기조가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성인 2,2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포인트다.
미국 사회에서는 기본적인 역사·시민 상식 부족이 갈수록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대학생들이 워싱턴 D.C.의 위치를 잘못 알고 있거나, 현직 대통령이 미국의 몇 번째 대통령인지조차 정확히 답하지 못하는 사례가 온라인과 방송 등을 통해 잇따라 소개되면서 시민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