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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언론 CBC 등에 따르면 카니 당선인은 9일 집권 자유당 총재 선거에서 85% 이상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그는 9년의 집권을 마무리하는 트뤼도 총리의 후임자로 캐나다 정부를 이끌게 됐다.
그간의 이력을 토대로 볼 때 카니 당선인은 정치인보다는 경제통에 가까운 인물이다. 2008~2013년 캐나다 중앙은행과 2013~2020년 영란은행 총재를 지냈다.
카니 당선인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 지목, “우리 경제를 약화하려 하는 누군가”라며 “우리가 짓고 판매하는 모든 것에 정당화할 수 없는 관세를 부과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가정과 노동자,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둘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향후 미국이 존중을 표할 때까지 자국의 관세를 유지한다는 게 그의 공약이다.
이처럼 대미 결사항전으로 자신 정부 정책 기조를 예고했지만, 실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캐나다를 압도한다. 캐나다 GDP 중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제적 식견은 갖췄지만 정치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카니표 캐나다’의 불안 요소다. 카니 당선인은 이날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결속을 강조했는데, 그가 국내적으로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카니 당선인은 향후 며칠 이내에 총리직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차기 총선이 치러지는 10월까지 트뤼도 총리의 잔여 임기를 수행한다. 그러나 현재 카니 당선인이 의회 의석이 없는 만큼 조기 총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BBC는 향후 몇 주 이내에 조기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캐나다 내 반(反)트럼프 감정이 고조한 만큼 조기 총선이 집권 자유당에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니 당선인은 이날 “모두를 위한 더 강한 캐나다를 건설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밤낮으로 일할 것”이라면서도 “내게는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향후 국정에 있어 국내적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