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낡은 학교 시설 등 공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6일에는 파리와 릴, 마르세유, 낭트 등 주요 도시에서 학교 봉쇄와 거리 시위가 이어지고 노동계까지 가세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고교생들은 6일 전국 곳곳에서 학교 출입구를 바리케이드로 막고 정부에 교육환경 개선과 교사 확충 등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시위는 지난달 중순 파리 남동부 교외 크레테유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인력 부족에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열악한 학교 환경을 고발하는 영상이 확산되면서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학생운동으로 번졌다.
학생들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는 것은 만성적인 교직원 부족과 과밀학급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학생들은 결원 교사가 제때 충원되지 않아 수업이 취소되고, 지나치게 많은 학생이 한 교실에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어컨이 없는 교실에서 폭염을 견뎌야 하고 겨울에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천장 붕괴와 누수, 부서진 책걸상은 물론 쥐가 돌아다니는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노후화된 공립학교 시설 문제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학생들은 하루 수업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과 대학 진학 과정의 부담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고교생들은 오전 8시부터 늦은 오후까지 학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최근 수백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하루에만 413개 학교에서 봉쇄나 시위 등 각종 혼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경찰과 학생들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북부 랑스에서는 15세 학생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발사한 진압용 수류탄을 집어 들었다가 폭발해 한쪽 손을 잃는 중상을 입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당국이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6천명을 넘어섰으며 상당수가 미성년자다. 경찰관 부상자도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통 등에 불을 지르거나 학교 입구를 봉쇄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진압 장비를 동원했다. 정부는 폭력과 기물 파손에는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위는 오히려 학생들을 넘어 노동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프랑스의 영향력 있는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은 6일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의 요구에 연대해 거리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교육 관련 노동조합들도 학생들의 전국 행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크롱 정부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각 부처에 결원 교사 충원과 학교 시설 보수, 학교 수업시간 개편 등을 포함한 대책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로 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교육예산 확충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시위는 특정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를 넘어 수년간 누적돼온 프랑스 공교육의 인력 부족과 시설 노후화, 지역별 교육격차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부 학교에서 시작된 시위가 불과 수주 만에 전국의 수백개 학교로 번지고 노동계까지 가세하면서 프랑스 정부가 직면한 또 하나의 대규모 사회 갈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