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시설에서 학대와 방치로 아동 9,000여명이 숨졌다는 아일랜드 정부 보고서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NBC 방송은 아일랜드 정부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vestigation Into Mother and Baby Homes and Certain Related Matters)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1900년대 카톨릭 교회가 운영한 미혼모시설들에서 아동 9000여명이 방치와 학대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정부조사위원회는 혼외 출산을 죄악시하던 카톨릭 문화가 미혼모들과 그녀들의 자녀들을 학대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 아일랜드 정부 조사위원회는 지난 1922년부터 1998년까지 미혼모시설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및 사망사건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카톨릭 교회들이 운영한 미혼모 시설 18개곳에서 이 기간 동안 약 9000명의 아동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미혼모시설에서 태어난 아동들의 15%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아일랜드의 전체 영유아 사망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혼외 임신이나 혼외 자녀를 죄악시하는 아일랜드의 보수적인 카톨릭 문화 탓으로 카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들에는 잔인한 여성 혐오 문화가 있었다고 정부조사위원회는 밝혔다
또 보고서는 당시 임신한 미혼여성들은 강제로 시설로 보내지거나 아이를 강제로 입양시키기도 했다며 1000명 이상의 아동들이 생모 동의 없이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가 미혼모 시설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아일랜드 골웨이주 투암 지역의 한 미혼모 시설에서 집단매장된 영유아 사체 802구가 발견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정부 조사위원회는 지난 5년간 조사를 벌여 이날 3,0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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