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화이트카라(사무직) 근로자이 35세 전후 고용 불안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35세의 저주’다.
2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들은 35세를 전후로 새 직장을 구할 수 없거나 기존 직장에서 해고되는 ‘35세 저주’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신입사원보다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하고 초과 근무를 잘 하지 않는 35세 전후 근로자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 내에서 퍼지고 있는 ‘35세 저주’는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어디서 유래됐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취약한 중국의 취업 시장에서 직장인과 취업준비생의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채용 연령 대부분 18세~35세
중국 광저우에 살던 리앙(38)은 기술 지원 전문가였으나 최근 개인 트레이너로 직업을 바꿨다. 그는 중국의 경제침체와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 3년간 실직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실질적으로 자신의 실직이 나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38살의 나이는 중국 사회에서 많은 나이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중국 공무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 연령을 35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 지방 정부 구인 목록에는 모든 직책의 채용 연령 요건이 18세~35세였다.
리앙는 한 달에 100달러(약 12만원)도 안 되는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중국 남부의 광저우에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도 결혼하지 않았고, 그의 또래의 사촌 세 명도 모두 결혼하지 않았다”며 “공무원이나 교사처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이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 경쟁 심화…결혼도 미뤄
마케팅 전문가인 시치 장(32)은 이미 고용주로부터 나이가 너무 많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한 임산부 용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여주며 채용 연령 제한이 32세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
그의 전 직장 상사 중 한 명은 “3개월만 교육하면 갓 대학을 졸업한 직원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며 장은 “경험과 전문성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자질이 아니다”고 전했다.
인구 정책을 감독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生健康委员会)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취업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 데이터는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고용된 것으로 집계해 올해 중국의 실업률은 5%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기업이 보여주는 수치는 다르다. 중국 최대기업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는 올해 초 3개월 동안 펜데믹이 한창일 때 진행했던 채용보다 약 9% 적은 채용을 진행했다. 중국의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2022년에 직원 수를 30%에서 50%가량 줄였고 심지어 70%까지 해고한 경우도 있다.
2022년 혼인신고 건수도 전년 대비 10.5% 감소해 1986년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