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만 21세의 신예에 충격패를 당했다.
조코비치는 11일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3회전에서 루카 나르디(123위·이탈리아)에 1-2(4-6 6-3 3-6)로 졌다.
BNP 파리바오픈은 ATP 1000시리즈 대회다. ATP 1000시리즈는 4대 메이저대회 바로 다음 등급으로, 1년에 9차례 열린다.
지난해 8월 웨스턴&서던오픈, 10월 파리 마스터스에서 연달아 우승했던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로 ATP 1000시리즈 11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조코비치가 세계랭킹 50위 밖의 선수에게 패배한 것은 2018년 3월 BNP 파리바오픈 2회전에서 당시 109위이던 대니얼 타로(일본)에 패배한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1월 호주오픈 준결승에서도 얀니크 신네르(3위)에 패배했던 조코비치는 또 이탈리아 신예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조코비치를 꺾은 나르디는 아직 투어 대회 우승은 없으며 개인 최고 세계랭킹이 106위에 불과하다.
2003년생인 나르디는 이번 대회 예선을 거쳤다. 그는 예선 2회전에서 다비드 고팽(11위·벨기에)에 1-2(6-7<4-7> 7-5 4-6)로 졌지만, 본선 진출자 가운데 기권 선수가 나오면서 ‘러키 루저’ 자격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나르디는 2회전에서 장즈전(50위·중국)을 2-1(6-3 3-6 6-3)으로 따돌렸고, 3회전에서는 조코비치를 잡으며 대형 사고를 쳤다.
평소 조코비치를 자신의 우상으로 삼아온 나르디는 경기를 마친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나르디는 “이번 승리는 기적이다. 나는 만 21세에 불과하고, 세계랭킹도 100위권이다. 그래서 조코비치를 꺾은 것은 미친 일”이라며 “아마 오늘 밤이 되기 전에 나를 아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관중들이 경기를 즐겼기를 바라고,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나르디는 16강에서 토미 폴(17위·미국)을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