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거짓말을 일삼으며 강행한 경남 창원 공연이 끝나자 음주운전을 시인한 것과 관련 그들의 팬들 사이에서도 기만당했다는 분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김호중이 이번 음주운전으로 인한 공연 취소와 환불 그리고 거짓말로 인한 피해 보상 등의 액수를 합하면 수백억원대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음주운전을 한 이후에도 강행한 고양체육관 콘서트(11~12일),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18~19일)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들에겐 피해보상은 원칙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이와 관련 특히 김호중에게 도덕적인 지탄이 쏟아지며 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고양체육관은 약 6000석, 스포츠 파크 실내체육관은 약 5000석이다.
두 곳에서 열린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 티켓값은 VIP석 23만원, R석 20만원이다. 대형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로서는 고가다. 평균 티켓값인 21만5000원에 각각 좌석 점유율이 80%를 기록했다고 치면 두 곳 콘서트 매출로 약 37억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 때문에 콘서트를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 이유다.
서울에서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콘서트 장을 찾은 팬들은 “김호중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끝까지 믿었는데, 팬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에게 문제는 이제부터다.
김호중은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출연은 사실상 무산됐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주최사는 공영방송 KBS다. 이미 KBS는 김호중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주관사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한 상황이었다.
이 콘서트 티켓의 가격은 15만원부터 23만원까지다. 양일 2만석이 매진됐는데 티켓 평균값을 20만원으로 잡아도 관련 매출이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김호중은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라리사 마르티네즈와 각각 협업 무대를 펼치는 등 프로그램의 주요 대목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해당 공연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호중 대체자를 찾기엔 시간이 빠듯한 데다, 이번 공연의 티켓을 산 관객들의 상당수가 김호중 팬이라 주최 측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취소될 확률이 높은데, 이럴 경우 주관사와 주최측은 김호중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명백하게 김호중에게 귀책이 있기 때문이다. 행사 출연료가 4000만원 안팎으로 알려진 김호중은 이번 공연의 규모를 감안할 때, 평소보다 더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출연료의 몇 배가 되는 보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예정된 행사 출연료 위약금, 광고 출연료 위약금 등을 계산하면 김호중과 생각엔터가 토해내야 하는 돈은 수백억대는 쉽게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김호중은 전날 팬카페에 남긴 글을 통해 벌써부터 복귀를 예고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부딪힌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김호중은 사고 전 유흥업소를 찾은 건 맞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왔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경찰에 김호중이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했다. 경찰은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차원의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해왔다. 또 경찰은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한 이유 중 하나가 구속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