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PR 콘스탄티노플 등 장악…우크라군, 1000명 이상 손실
쿠르스크 일부 탈환…직경 1.4m 가스관 타고 수드자 침투
협상카드 잃는 우크라…美, 사우디 회담 앞 정보공유 재개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차단한 사이 공세를 강화해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주요 도시를 장악했고, 자국 본토 쿠르스크에선 우크라이군을 더 밀어내고 있다.
러 국방부 “도네츠크 콘스탄티노플 마을 등 해방”
R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9일(현지 시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콘스탄티노플을 해방했다”고 발표했다. 18세기 크림반도 출신 그리스 정착민들이 비잔틴 제국의 수도 이름을 따서 지은 마을이다.
텔레그렘에 게시된 영상에는 러시아군이 이 마을에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이 담겼다. 국방부는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50명이 넘는 군인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공군, 드론, 미사일, 포병 부대가 우크라이나의 여러 가스 처리 시설과 군용비행장, 드론 조립 작업장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러시아군 각 전투부대가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등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피해를 입혔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 1000명 이상이 사상하고 서방 지원 무기 등 군사 장비 다수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러, 쿠르스크 여러 마을 탈환…우크라군, 수드자서 고립 위기
러시아군은 또 자국 본토 쿠르스크 지역의 여러 마을을 탈환했다.
비크토로브카, 니콜라예프카, 스타라야 소로치나 마을 등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은 주요 거점이던 말라야 록냐에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러시아 측은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몇 주 동안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가장 큰 지역인 수드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주요 국경을 가로지르는 도로 하나만 사용할 수 있게 돼 병참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우크라이나군 최대 1만명이 조만간 이 지역에서 완전히 고립될 수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최근 러시아군이 수드자 인근에서 탄약과 식량 공급망을 파괴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포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었다.
러군, 수드자 1.4m 가스관 타고 15㎞ 침투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업데이트한 전황에서 지난 하루 동안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44건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코레네보 마을에서 수드자 방향과 노보이바노우카, 말라야 록냐, 수드자 남쪽에서 가장 큰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직경 1.4m의 미사용 가스관을 활용해 수드자에 침투를 시도했다고 유로뉴스 등은 전했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가 최근까지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했던 것인데, 러시아군은 가스관을 통해 무려 15㎞를 침투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전날 저녁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파괴 및 공격 집단이 수드자 외곽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을 사용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군은 적시에 감지됐고 우크라이나군은 로켓과 포로 차단,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 美 정보 차단에 손실 급증…’협상카드’ 쿠르스크서 밀려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밀려나는 것은 그나마 남아 있는 협상 카드를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 공격해 국경 인근 여러 마을을 점령했는데, 이후 차츰 밀려나고 있다. 러시아군은 6개월간의 전투 끝에 이 지역 영토의 64%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타임지는 미국의 정보 공유 중단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상자와 영토 손실이 컸고 사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장 강력한 서방 무기 중 일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우크라이나인 수백명이 사망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사기 저하”라고 짚었다.
우크라, 드론으로 맞대응…러군 “드론 88기 격추”
우크라이나도 드론 등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추바시자치공화국 체복사리에 있는 석유저장소를 처음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석유시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90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외에도 리페츠크와 랴잔주 정유 공장에 대해서도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밤새 벨고로드와 루페츠크, 로스토프, 보로네시, 아스트라한, 크라스노다르, 랴잔, 쿠르스크 지역 등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88대를 격추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미·우크라 사우디 회담 앞두고 정보 제한 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충돌한 이후 군사 원조와 정보 공유를 중단하며 종전 협상 및 광물 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의 미·우크라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정보 공유 차단은 해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 협정만으론 군사 원조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보좌진들에게 이야기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정권 교체도 원하고 있다고 미국 NBC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링크는 협상 카드가 아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절대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