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 거부하는 스페인 주민들의 반(反)관광 시위…”제발 오지 마라”
이에 스페인 정부서 단기 임대 제한, 관광세 인상 등 조치 시행
스페인 유명 관광지에서 지역 주민들이 몰리는 관광객들을 막기 위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은 스페인의 여러 인기 관광지에서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며 해변과 관광 명소를 폐쇄하고 렌터카에 불을 지르는 등 격한 반(反)관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공연이나 파티, 축제가 활발한 이비사 섬은 시위로 인해 전망대 입구가 바위로 막혔다. 수천 명의 관광객이 일몰을 보기 위해 모이는 근처 바위섬 에스베드라에는 ‘개인 사유지. 접근 금지’라는 팻말이 생겼다.
또 지난주 테네리페에서는 렌터카 약 20대가 불에 타며 파손됐다.
작년 1만 5000명이 대규모 반관광 시위를 벌인 스페인 남부 지중해섬 마요르카에서는 최근 관광객들을 향한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섬 지역 주민들과 환경 단체는 편지에서 과잉 관광으로 환경 및 생태계 파괴, 인프라 문제, 공공 서비스 과부하, 교통 문제 등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민으로서 요청한다. 오지 마라. 우리는 더 이상 관광객이 필요하지 않다. 당신들이 우리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스페인에는 94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이 방문해 약 1260억 유로를 써 국가 GDP의 13%를 차지했다.
그러나 관광객 급증으로 스페인 전역에서 현지인들이 쫓겨나고 공동체가 사라졌다. 대중교통이 최대 인원 수용으로 붐비고, 집세와 생활비가 상승했으며 삶의 질이 저하됐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반관광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스페인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본격적 조치에 들어갔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1월 2일부터 새로운 단기 임대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집을 임대하려는 부동산 소유주가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고 허가를 받도록 해 불법 임대를 막았다.
또 숙박에 부과되는 관광세를 늘렸다. 바르셀로나의 관광세는 지난해의 두 배로 올랐다. 마요르카, 이비사, 메노르카가 포함된 발레아레스 제도 역시 관광세를 인상했다.
이어 바르셀로나와 발레아레스 제도에서는 음주를 제한하고, 마요르카섬은 관광객들의 마을 중심부 내 차량 운행을 금지했으며, 스페인 내 100개 이상의 해변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텐트 및 유사 구조물 설치를 제한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