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E(이민세관단속국)의 대대적 단속 작전으로 촉발된 시위가 격화되면서 6월 8일(일) 새벽, 중무장한 주방위군 병력이 LA 도심에 배치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파라마운트 지역에서 벌어진 연방 이민단속 직후 LA 전역에 주방위군 수천 명의 투입을 명령했다. 이날 낮 수십 명의 체포와 차량 방화 사건이 이어지자, 상황은 급속히 악화됐다.
하지만 카렌 배스 LA 시장은 8일 0시 직후, “현재 LA 시에 주방위군이 공식적으로 배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 4시경부터 연방청사(Federal Building)를 중심으로 중무장한 군인들이 집결했고, 시청 인근 ‘홀 오브 저스티스(Hall of Justice)’에도 병력이 배치됐다.
KTLA 제니퍼 맥그로 기자는 “법 집행기관의 중무장 대응도 이례적이지만, 이 정도 규모의 군 병력이 도심에 배치된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대응”이라고 전했다.
시위는 6일 금요일, 웨스트레이크와 다운타운에서의 이민단속으로 시작됐다. 체포자 중에는 지역 노동조합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토요일에는 파라마운트에서 ICE 병력이 목격되며 컴튼 지역까지 시위가 번졌고, 차량 방화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 저녁에는 시위대가 LA 도심 연방구치소 앞에 집결해 연방 요원들과 충돌했고, 일부는 화염병과 폭죽을 던졌다. 연방구치소에는 이번 단속으로 체포된 이민자 일부가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미 고메즈 연방하원 의원(CA-34)과 이민자 인권변호인단, 시민단체 대표들은 구치소 진입을 시도했으나 수차례 저지당했다.
이날 오후 2시 공식 집회가 예정돼 있으나, 시위는 오전부터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개빈 뉴섬 주지사와 배스 시장이 사태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나서서 폭도와 약탈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의 주방위군 투입은 고의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시위와 단속, 그리고 군 병력 투입이라는 초유의 충돌 상황이 LA 중심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LA 시와 캘리포니아 주정부, 연방정부 간 긴장도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시위의 규모와 연방정부의 대응 여부에 따라, 사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