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달러 연동 가상화폐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정식 서명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첫 본격적인 가상화폐 관련 입법으로 가상자산이 일상적인 결와 자금이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상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을 주재하고 “이번 법안 서명은 여러분의 노력과 개척 정신을 강력한 인정한 것”이라며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 제정이 인터넷 탄생이래 금융기술에서는 가장 위대한 혁명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안은 하원에서 308대 122로 가결됐다. 공화당 의원 대다수인 206명과 민주당 의원 절반 정도인 102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통과했다.
법안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는 발행한 코인에 대해 미국 달러나 단기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100% 담보해야 하고 매월 자산 구성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가상화폐 업계는 법 규정 준수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소매업체와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호화폐 결제기업 서클(Circle)과 리플(Ripple) 등은 은행 라이선스 취득을 벌써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중개은행 없이 더 빠르고 저렴하게 결제를 처리할 생각이다.
스탠다드 차타드은행은 법 제정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현재 약 2600억 달러(362조3360억원)에서 2028년까지 2조 달러(2786조원)로 급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담보를 위한 미국 단기국채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권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는 지니어스법이 구글,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차단하지 못하고 자금세탁 방지 조치도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외국계 발행사에 대한 규제 조항이 빠진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법은 가상화폐 산업의 지속적인 로비 활동과 정치권의 지원 속에서 제정됐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는 지난해 친(親) 암호화폐 성향 후보들에 2억45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