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고조된 중일 갈등이 K팝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한일령’ 태세를 취하면서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K팝 그룹은 일본에서, 중국인 멤버가 있는 그룹은 일본에서 피해를 입는 분위기다.
19일 홍콩 일간 성도일보와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 음원플랫폼 QQ뮤직은 오는 28일 광저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 보이그룹 ‘JO1′(제이오원)의 광저우 팬미팅을 취소했다.
이날 예정됐던 VIP 멤버 전용 이벤트까지 모두 중단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일 제재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JO1’은 2019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일본 편을 통해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이다.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이 한일 합작으로 설립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멤버 닝닝이 포함된 걸그룹 ‘에스파’가 직격탄을 맞았다.
에스파는 다음 달 일본 NHK 연말 특집 ‘홍백가합전’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7일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에 에스파의 출연을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현재 이 청원에는 7만여 명이 동의했다.
닝닝은 지난 2022년 팬 소통 플랫폼 버블에 원자폭탄 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그룹’을 연상시키는 조명을 공개하면서 일본에서 한 차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에스파의 출연 취소를 주장한 청원인은 “홍백가합전은 일본의 중요한 공식 행사”라며 “역사의식이 부족한 언행을 용인하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히로시마 원폭 피해에 상처를 줄 것”이라고 했다.
에스파가 내년 4월 도쿄돔과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청원에 대한 NHK의 조치에 이목이 쏠린다.
이 같은 성황에 대해 성도일보는 “에스파가 최근 중일 외교 긴장 국면의 최대 피해자로 부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에스파가 예정대로 무대에 설 수 있을지가 중일 관계의 긴장도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