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노동운동의 상징으로 추앙받아온 세사르 차베스(Cesar Chavez)를 둘러싸고 아동 성착취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 전역 노동계와 정치권이 큰 충격에 빠졌다. 차베스를 기리는 각종 공식 행사와 기념식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LA 타임스는 최근 공개된 자료와 증언을 통해 차베스가 과거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성적 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혹은 농장 노동자 권익운동의 중심 조직인 전미농장노동자연합(UFW)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시기와 관련돼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매년 3월 말 열리던 ‘차베스 데이(Cesar Chavez Day)’ 기념행사를 줄줄이 취소돼거나 연기됐다.
일부 지역 정부와 교육기관은 공식 행사 참여를 중단하거나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차베스를 인권과 노동운동의 상징으로 교육해온 학교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역사적 평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UFW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거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내부 혼란도 감지된다.
정치권도 즉각 반응했다. 일부 주 의원들은 “공공 인물에 대한 기념은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다”며 기념일 지정과 공공행사 유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미국 내 농장 노동자 권익 보호 운동을 이끈 인물로, 비폭력 저항과 노동조합 조직화로 큰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생일인 3월 31일은 캘리포니아 등에서 공식 공휴일로 지정돼 매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려왔다.
그러나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동운동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강조해온 상징 인물에서 중대한 윤리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